의사 제안에 치료중단한 환자, 일주일 만에 결국 숨져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3-08 09: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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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의사가 환자에게 ‘죽음’이라는 선택지를 줘도 될까. 중병 말기가 아니라 치료를 계속하면 목숨을 이어갈 수 있는 환자한테 말이다.

3월 7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해(2018) 8월 9일 도쿄 훗사(福生)병원에 한 여성 환자(당시 44세)가 방문했다. 이미 5년간 다른 진료소에서 투석 치료를 받고 있었던 그는 혈액정화용 침을 꽂는 혈관이 좁아져 훗사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투석을 그만두는 것도 선택지 중 하나”라며 “투석 중단 시 곧바로 죽음에 이를 것”이라고도 했다.



환자는 “투석은 그만하자”며 중지를 선택했다. 의사는 환자의 남편(당시 51세)을 불러 재차 의사를 확인했다. 환자가 의사(意思) 확인서에 서명했고 치료는 중단됐다.

닷새 후 이 여성은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병원에 입원했다. 하루 뒤 여성은 남편에게 “투석 치료를 다시 받고 싶다”고 했다. 남편도 치료 재개를 요구했다. 하지만 의사는 확인서에 서명한 것을 떠올리며 투석 대신 고통을 완화해주는 치료를 했다. 이 환자는 이틀 후 숨졌다. 계속 투석 치료를 받았으면 여성은 약 4년간 더 살 가능성이 있었다.

담당 의사는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확한 의식이 있을 때 ‘치료 중지’라는 환자의 확고한 의사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일본투석의학회의 2014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환자의 상태가 극도로 좋지 않을 때’에 한정해 투석을 중지할 수 있다. 학회 측은 훗사병원 의사에 대해 “환자의 자살을 유도했다. 의사 윤리를 어겼다”고 비판했다.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는 “투석 중지 의견을 먼저 제시한 의사도, 죽음을 선택한 환자도 이해가 간다” 등 해당 의사에 대해 동정적 의견이 더 많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