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 열자마자… ‘선거법 패스트트랙’ 충돌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3-08 09: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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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3월 국회 개회식에 참석해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국회는 이날 오후 2시 개회식을 시작으로 다음 달 5일 본회의까지 총 30일간 열릴 예정이다. 뉴시스
여야가 새해 들어 66일 만에 처음 국회 문을 열자마자 선거제도 개혁법안 등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을 두고 거세게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7일 의총을 열고 선거제 개편 등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 10건을 패스트트랙 지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선거법 패스트트랙을 강행하면 의원직 총사퇴를 불사하겠다”고 반발했다.



패스트트랙은 특정 법안의 국회 계류 기간이 최장 330일 지나면 본회의에 자동 상정하고, 과반수 의결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민주당은 이날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이 동시에 추진 중인 선거제 개혁안과 함께 사법개혁안, 공정거래법 등 총 10가지 중점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내년 2월 안에 처리하기로 했다.

이날 선거제 개편을 위한 자체 협상안을 확정한 민주당은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과 함께 여야 4당의 단일안 도출을 위한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민주당의 협상안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각각 225석과 75석으로 배분하고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이전까지 민주당의 협상안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각각 200 대 100으로 나누는 안이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비공개 의총에서 “200 대 100으로 하게 되면 50명이 넘는 의원이 지역구를 내놔야 하는데, 이럴 경우 여야 의원들의 반발로 본회의 통과가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함께 올릴 9개 법안도 추렸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 제정안,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 등과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이 포함됐다. 패스트트랙 기간을 330일에서 90∼180일로 줄이는 국회법 개정안 등도 대상이 됐다. 다만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중 상법 개정안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바른미래당 등 ‘패스트트랙 연대’의 협상 파트너를 고려한 조치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당초 상법과 공정거래법을 모두 올려놓고 협상하는 방안을 검토했는데 바른미래당 등의 반응을 고려했을 때 이번에는 상법은 빼놓고 공정거래법만 올리는 걸로 정리했다. 추후 야당이나 재계 등이 결사반대하는 부분과 협상을 통해 의견 차를 좁힐 여지가 있는 부분을 분리해 처리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국당은 여야 4당 ‘패스트트랙 연대’ 추진에 대해 “최악의 빅딜 획책”이라며 저지 투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제1야당을 패싱하며 선거제도를 일방적으로 바꾸는 사상 초유의 입법부 쿠데타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당과 3월 국회에서 10개 안에 대해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단일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바른미래당 유의동 원내수석부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의 제안이 오면 당내 논의를 해보겠다”면서도 “선거제도에 연동형제 도입과 비례대표를 늘린 건 긍정적이지만 이걸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다른 9개 법안과 다 묶어서 처리하자는 건 선거제 개혁도 하지 말자는 얘기”라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각각 한국당 윤상현, 황영철 의원을 선출했다. 또 미세먼지를 재난으로 규정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과 교육시설 공기정화기 설치 등을 위한 학교보건법 개정안 등 미세먼지 관련법을 13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박성진 psjin@donga.com·강성휘·홍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