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프레’하는 암투병 여성 “나는 생존자이자 파이터”

황지혜 기자
황지혜 기자2019-03-06 18:03:42
공유하기 닫기
매주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변하는 여성이 있다. 때로는 영화 속 멋진 주인공으로, 또 때로는 우스꽝스러운 만화 캐릭터의 모습을 한다.

베서니 팬더그래스(Bethany Pendergrass)는 미국 뉴멕시코주에 살고 있다. 그리고 유방암과 힘겨운 싸움을 하며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매주 다른 모습으로 분장한다.



그는 지난해 4월 병원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화학치료를 위해 짧게 머리를 자른 그에게 친구는 “영화 사운드오브뮤직의 마리아 수녀를 닮았다”고 이야기했다. 친구의 말에 팬더그래스는 자신의 사진과 마리아 수녀의 사진을 나란히 합성해 친구에게 보내곤 웃었다.

동시에 그는 자신의 암투병 ‘여정’을 기록하기 위한 방법을 찾았다. 바로 분장이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암투병 중 일기를 쓰는 것으로 자신의 상태를 기록하며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라고 권한다. 팬더그래스 역시 이 방법을 권유 받았고, 일기 보다 더 진보된 방법으로 분장한 자신의 사진을 기록하는 것을 택했다.


그는 “일기만 쓰고 싶지는 않았다. 난 내 여정을 기록할 더 현명한 방법을 원했다”면서 도전적인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자 했다고 밝혔다.

일기장 대신 인스타그램이 펜더그래스의 기록처가 됐다. 그는 매주 새로운 캐릭터의 코스튬을 입고 분장을 한 사진을 올린다. 그는 마릴린 먼로, 비틀즈, 데이비드 보위 등 유명인이나 잠자는 숲 속의 공주, 할리퀸 등 작품의 등장인물로 분장했다.

또 사진과 함께 자신의 상황에 적절한 캐릭터의 대사, 그리고 팬더그래스 자신의 이야기도 함께 적는다.

희극배우 찰리 채플린 분장을 한 사진에 ‘하늘에 구름이 있을 때도 그럭저럭 살아갈거야’라는 그의 어록을 적거나, 심슨가족의 등장인물 마지 심슨 분장을 하고 ‘자신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다면 언제나 기분이 나아지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대사를 적는 식이다.

그는 “사진과 내가 쓰는 글귀들이 나를 일깨워준다”며 “(나를) 되돌아볼 수 있고 내가 강한 사람이라는 걸 기억할 수 있다. 난 생존자이고 파이터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팬더그래스는 오는 여름 화학치료를 마치고 방사능치료에 접어들 예정이다. 누리꾼들은 그의 사진을 보고 많은 응원을 보내고 있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