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보다 빨리 왔다, 미닛메이드 플라워 그리고... 유희열?

sodamasism2019-03-09 13: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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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여전히 겨울이지만, 우리의 마음은 이미 꽃놀이에 가있다"

봄은 한 발짝 먼저 편의점에 찾아온다. 매장을 가득 채운 분홍분홍한 상품들은 우리에게 꽃놀이를 준비하라고 외치는 듯하다. 그러면 뭐하나 갈 사람이 없는데(...) 나는 그동안 봄에 속아서 얼마나 많은 벚꽃 제품을 사 왔던가. 결국 빈손으로 편의점 밖으로 나왔다. 그때 만연한 봄이 도로를 스쳐 지나갔다.

(글로는 설명할 수 없다 벚꽃 그 자체인 광고)
“뭐야 저 버스 광고?”

보기만 해도 패딩 안의 핫팩이 벚꽃으로 느껴지는 광고였다. 이런 신기루 같은 광고가 있다니. 뜻밖의 벚꽃어택(?)에 집에 돌아오면서도 계속 그 광고를 떠올렸다. 무슨 제품이었는지는 모르겠네. 유희열 님이 웃고 있었는데… 유희열…

유희열 형이 왜 여기 있어?
광고의 정체는 코카-콜라였다. 코카-콜라 주스 음료 브랜드인 ‘미닛메이드’. 오랜만에 온 ‘오프너 박스’에는 벚꽃희열 님의 미소가 그려진 사진이 있었다. 한국 코카-콜라의 새로운 제품 ‘미닛메이드 플라워(Minute Maid Flower)’라고? 이제 과일 열매를 맺기도 전에 꽃에서 주스를 만드는 건가(물론 아니다).

(요즘 유행하는 행운의 편지 그런건가?)
지난 한 해 동안 해외 코-크 리뷰로 단련된 혀를 쓸 때가 왔다. 작년 미닛메이드 모델이었던 마동석 형님은 “터져볼래?”라며 미닛메이드 스파클링과 싸웠고, 유희열 님은 그저 미소로 이를 홍보했지만. 나는 이 녀석을 샅샅이 분석해주겠다.

그렇다. 나는 닫혀있는 음료를 여는 자. 오프너(Opener)* 마시즘이다. 쉬는 줄 알았지? 봄보다 빠르게 시즌 2로 돌아왔다.

상큼한 과즙에 꽃이 피어날 때
매년 봄이면 벚꽃을 주제로 한 다양한 음료들이 나온다. 일본에는 ‘사쿠라 사라사라(さくらさらさら)’라는 벚꽃잎을 담은 술이 있다. 차도 있고 라떼도 있었지만, 과즙음료는 처음이다. 미닛메이드 플라워는 사과 음료에 벚꽃 향을, 포도 음료에 장미 향을 가미한 것이 분명하다. 전문가의 눈에는 다 보인다. 패키지에 사과와 벚꽃, 장미와 포도를 그렸으니까(…)

대중들은 한 가지 의심을 할 수 있다. ‘꽃 향을 조금 넣었다고 음료의 맛이 바뀌나?’ 하지만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는 미각보다 후각이 맛에 큰 영향을 준다. 후각을 완전히 차단하고 사과와 양파를 먹으면 같은 맛이 난다고 할 정도다. 그렇다고 사과가 먹고 싶어서 코를 막고 양파를 씹지는 말자. 맛은 속일 수 있어도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 없을 테니까.

여하튼 재미있는 시도다. 꽃 향을 느낄 수 있는 음료라니. 익숙한 두 조합이 만들어내는 미닛메이드 플라워의 맛은 어떨까? 나도 냉큼 마셔봤다. 이걸 마시면 벚꽃놀이 간 기분이 날 것 같아서.

미닛메이드에서는 수채화 같은 맛이 나
(벚꽃놀이를 대비하여 준비한 꽃잔, 물론 영광의 순간은 없었다)
먼저 ‘벚꽃&사과’로 시작한다. 봄에만 반짝 펴서 그런지 벚꽃 향에 대한 기억이 흐릿하다. 하지만 사과향과 함께 옅은 복숭아 향기가 달콤한 봄 분위기를 전달해준다.

음료의 맛이 혀를 스치는 과정을 ‘밥 로스(Bob ross)’처럼 말해보자. ‘벚꽃&사과’는 붓 터치가 강한 맛이다. 향에서는 벚꽃 내음이 나지만 맛은 철저히 달콤하고 새콤하게 끝난다. 참 쉽죠? 나름 꽃이라고 맛을 달게 하지 않은 것은 좋은 선택이다. 우리는 인간이지 꿀벌이 아니다.

(그림을 그린다면 약간 이런 배치일 것 같은 맛이다)
‘장미&포도’는 화풍이 다르다. 붓 터치가 겹겹이 쌓인 수채화 같달까? 장미 향 위에 포도 향이 겹쳐지니 라벤더 같기도 하고 풍선껌 같기도 하다. 마셔보니 앞선 ‘벚꽃&사과’보다 훨씬 투명한 맛이 난다. 시큼하지만 강하지 않고, 옅게 달콤함이 겹치고, 더 옅게 포도 특유의 씁쓸함도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맛에다 향미까지 잘 선정한 음료다. 비주얼까지 좋았다면 정말 행복했을 텐데(알루미늄 보틀로 된 미닛메이드 플라워를 상상해보자. 완성형 꽃병 아닌가) 아쉽다. 하지만 그동안 꽃 음료들이 시즌을 맞추기 위한 눈치게임이었다면, 이 녀석은 생각보다 어울린다. 다른 꽃과 열매의 조합도 기대가 된다. ‘튤립&오렌지’라거나, ‘해바라기&망고’ 라거나(…?)

미리 찾아온 봄을 마시다
우리는 하늘이 먹색인 날에도 수채화 같은 인생을 꿈꾼다. 우리의 마음을 안 것일까? 봄과 꽃들이 찾아오기도 전에, 미닛메이드 플라워가 먼저 찾아왔다. 한 걸음에 달려온 미닛메이드 플라워의 향기와 맛에서 봄의 즐거움을 상상한다. 이 맛, 이 향기, 이 즐거움에 웃음이 지어진다. 버스 광고에서 보았던 벚꽃 기운 가득한 희열 님의 웃음이.

* 오프너(Opener)는 코카-콜라 저니와 함께 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모임입니다. ‘마시즘(http://masism.kr)’은 국내 유일의 음료 전문 미디어로, 코카-콜라 저니를 통해 전 세계 200여 개국에 판매되고 있는 코카-콜라의 다양한 음료 브랜드를 리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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