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의 대졸신입 월급 하루면 번다”… 성매매 태국여성, 친구에 자리 알선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3-06 10:3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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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여성 A 씨(36)는 지난해(2018) 12월 부산 동래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한 번에 16만 원씩 받고 성매매를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외국인이 성매매를 하다가 적발되면 즉시 추방되지만 A 씨는 체포된 다음 날 경찰서를 걸어 나왔다. 

A 씨가 지난해(2018) 10월 무비자(30일짜리)로 한국에 입국한 뒤 “고국에서 무역사업을 했는데 거래처에서 날 죽이겠다고 협박한다”며 인도적 체류허가를 신청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경찰은 인도적 체류허가 신청자가 승인 여부 결정 전까지 경미한 범죄를 저질러도 추방되지 않고 국내에서 재판받는다는 점을 악용해 A 씨가 성매매를 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이 107개국과 무비자 협정을 맺어 입국이 쉬운 데다 인도적 체류허가에 관대하다는 점을 이용한 외국인 성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국 여성보다 성매매 대가를 낮게 받고라도 돈을 벌려는 태국 여성과, 백인 여성에 대한 수요가 많은 점을 노린 러시아권 여성이 대다수다. 3월5일 경찰청에 따르면 한국 내 성매매사범 중 외국인 비율은 2017년 4.2%(2만2845명 중 954명)에서 2018년 7.2%(1만6419명 중 1182명)로 증가했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외국인 성매매사범 중 절반 이상은 사증면제 협정에 따라 90일 동안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는 태국인이다. 2014년까지는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인이 가장 많았지만 2015년 이후로는 태국인이 해마다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경찰은 성매매 단가를 최저가로 낮추려는 한국인 업주와 무비자로 쉽게 입국해 목돈을 벌려는 태국 여성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탓으로 보고 있다.


태국 여성 B 씨(25)는 지난해(2018) 초 무비자로 한국에 들어와 서울 영등포구의 한 휴게텔에서 숙식하며 30분당 8만 원을 받고 성매매를 해오다가 지난 2월 27일 경찰에 체포됐다. B 씨는 “태국에선 대졸 신입사원 월급이 (한국 돈으로) 50만 원 정도인데 한국에서 성매매를 하면 이 정도는 하루 만에 벌 수도 있다”고 했다.

B 씨는 온라인 메신저로 태국에 사는 친구 2명에게 한국의 성매매 일자리를 소개했다. 이들은 한국인 업주에게 신체 사진을 보내 온라인 면접을 거친 뒤 B 씨와 같은 휴게텔에서 성매매를 해오다가 적발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전에는 전문 브로커가 많았지만 요즘엔 먼저 한국에 온 성매매 여성이 온라인 메신저로 알선하는 사례가 대다수”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2월 18일부터 전국에서 외국인 성매매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다. 손휘택 경찰청 생활질서계장은 “성매매 여성에 대한 인권 침해가 없도록 여경을 포함시켜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동주 djc@donga.com·박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