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찾은 황교안 “盧 前대통령 통합정신 깊이 기억”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3-06 09: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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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 새 지도부가 5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있다. 왼쪽부터 한선교 사무총장, 황 대표, 조경태 최고위원, 민경욱 대변인. 김해=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이 어려운 일(정치)을 어떻게 하시렵니까.”(권양숙 여사)

“걱정했는데, 만나 뵈니 건강을 유지하고 계셔서 다행입니다.”(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황교안 한국당 신임 대표가 3월 5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 여사를 예방했다. 한국당 지도부가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은 2015년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지난해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에 이어 세 번째다.

권 여사는 이날 사저를 갓 핀 매화나무 가지로 장식하고 황 대표를 맞았다. 황 대표는 홍삼 농축액을 선물했다. 황 대표와 권 여사 등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행사부터 권 여사 손주들의 근황에 이르기까지 30여 분간 환담을 나눴다. 권 여사가 사저를 가리켜 “참 잘 지은 집이다. (처음 지을 때 주변에서 비난했던 대로) 아방궁이 맞는 것 같다”고 농담을 하는 등 시종일관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환담이 이뤄졌다.

황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부터 진보진영에 껄끄러운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3월 4일 당의 첫 과제로 “좌파독재를 끊어내는 노력들을 가열차게 하겠다”고 강조했고, 정의당 이정미 대표를 만나서도 “김경수 경남도지사 댓글 조작 사건에 대해 당에서 어떻게 하고 계시냐”고 물어 이 대표가 강한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복잡한 인연도 있다. 황 대표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2007년 연달아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한 적도 있다. 황 대표는 묘역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통합과 나라사랑의 정신을 깊이 기억하겠다”고 적었다. 노 전 대통령이 안장된 너럭바위 앞에서 굳은 표정으로 참배를 마친 뒤 봉하마을 관계자에게 “수고하셨다”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황 대표는 기자들에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나 (이라크) 해외 파병 같은 사회 현안 갈등을 해소하신 것을 기억한다”고 강조했다. 당 일각에선 황 대표가 나름대로 당의 외연 확장 의지를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노 전 대통령 묘역 인근은 황 대표 지지자들과 “(5·18 폄훼 논란을 일으킨) 김진태 김순례 이종명 의원을 제명하라”며 항의하는 진보진영 시민단체 회원들이 뒤섞여 긴장된 분위기가 잠시 조성됐지만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김해=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