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오 “장자연과 일주일에 2~4번 술자리 불려 나가” 책에서 밝혀

정봉오 기자
정봉오 기자2019-03-05 16:2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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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룬컴
고(故) 장자연 씨의 성추행 피해를 목격했다고 밝힌 윤지오 씨는 장 씨와 함께 일주일에 2~4번 소속사 대표가 불러낸 자리에 나가야 했다고 증언했다.

윤지오 씨의 저서 ‘13번째 증언’ 본문에 따르면 당시 K 대표가 있는 소속사의 신인 연기자는 윤 씨와 장자연 씨, 단 두 명이었다. 윤 씨는 “나는 언니보다 석 달 후 계약을 했다”면서 “소속 연기자가 된 후에도 이렇다 할 방송일이 잡힌 것은 아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윤지오 씨는 “그래도 나는 지정된 연기학원에서 연기수업과 탭댄스와 재즈댄스를 배우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며 “K는 아르바이트를 절대 용납하지 않았다. 자신과 함께 움직이다 보니 이미 많은 사람에게 내 얼굴이 알려져서 소속 연예인이 여기저기 아르바이트를 하고 다니면 기획사의 이미지도 안 좋아질 것이라고 걱정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지오 씨는 “아르바이트를 안 하는 대신 약속했던 50만 원의 활동비를 받게 될 것이라고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30만 원만 입금되었다. 계약 초반이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불평 없이 K의 말에 따랐다. 활동비는 그렇다고 해도 소속사에서 주선한 오디션도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았다”며 “대신, 계약 전보다 나는 더 자주 K가 부르는 자리에 나가야 했다. 적게는 일주일에 2번, 많게는 4번. 항상 자연 언니도 함께였다”고 밝혔다.

장자연 씨는 2009년 유력 인사들의 술자리와 성접대를 강요받고 욕설, 구타를 당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인이 남긴 명단에는 재벌그룹 총수, 방송사 프로듀서, 언론사 경영진 등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출판사 리뷰에 따르면 윤지오 씨는 “사람들은 나에게 이미 훌쩍 시간이 지나버린, 10년 전 그때의 일들을 어떻게 기억하는지 묻는다”면서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듯 제일 처음 경험한 것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당시의 나는 그저 꿈이 좌절될까 두려워하던 연예인 초년생이었다. 사회에 나와 생경하기만 했던 첫 경험들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내 기억 속에는 그때의 모든 일이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지오 씨는 “나는 그 일 이후 연예계에서 퇴출 아닌 퇴출을 당했고 힘든 세월을 겪어내며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숨어 살듯 숨죽여 지내야만 했다”며 “나는 또 다른 피해자가 되었고, 계속되는 트라우마로 힘겹게 살아왔다. 다리가 없는데 달리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윤지오 씨는 “목소리를 내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려 해도 아무런 소리조차 나오지 않는 그런 기분. 설사 그렇게 소리를 내지른다 해도 그 누구 하나 들어주지 않는 그런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왔다”며 “나는 억울했다. 하지만 언니의 죽음 뒤에 서 있던 그들은 여전히 잘 지내고 있다. 고통스러운 시간 속에서 나는 그들의 모습을 지켜봐야 했고, 시간이 흘러 다시 증언대에 올랐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라고 밝혔다.

2012년 11월 연극 ‘뉴보잉보잉’을 끝으로 연예계 활동을 멈춘 윤지오 씨는 현재 모델테이너, 라이브 스트리머, 플로리스트, 플랜테리어 디자이너 강사로 활동 중이다.

정봉오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