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접질렸는데 ‘앉지 마라’는 상사…의사 덕에 살았다”

소다 편집팀
소다 편집팀2019-03-04 13: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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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을 심하게 접질렸는데도 앉지 못 하고 하루 종일 계단을 오르내리며 일해야 한다면 어떨까요. 상상만 해도 고통스러운데요. 앉아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강압적인 상사의 지시 때문에 부상이 악화되었다는 한 직장인의 글이 공분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최근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 전 직장에서 있었던 일을 털어놓은 글쓴이 ‘u/et-regina(이하 ‘레지나’)’씨는 카페에서 일하던 시절 귀갓길에 미끄러운 기름을 밟고 넘어져 발목을 심하게 다쳤습니다.



그는 “발목이 완전히 꺾여 몸에 깔렸을 정도였다”며 “당시에는 좀 심하게 삐었나 보다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고통이 심해지며 양말 속에 탁구공을 넣은 것처럼 부어올랐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친 발목은 보라색으로 피멍이 들었습니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이 상태로는 내일 출근해 일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레지나 씨. 본인이 갑자기 결근하면 동료들에게 부담을 줄까 염려되었던 그는 ‘계산대 업무는 높은 의자에 걸터앉아 할 수 있으니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레지나 씨는 매니저에게 메시지를 보내 사정을 설명하고 내일 하루만 다른 직원과 담당업무를 바꿔 계산대 앞에 앉아서 일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혹여 믿지 않을까 봐 보라색으로 퉁퉁 부어 오른 발목 사진까지 찍어 보냈습니다.


하지만 상사는 ‘의자에 앉아서 계산하는 건 안 된다. 정 의자를 쓰고 싶으면 의사 소견서를 가져오라’며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앉아있기만 해도 욱신거리는 발목 상태로 하루 종일 서서 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아픈 것도 서러운데 사정을 조금도 고려해 주지 않는 매니저의 언행에 상심한 레지나 씨는 겨우겨우 24시간 진료하는 병원을 찾아가 진찰을 받았습니다. 의사는 생각보다 증상이 심각한 것 같다며 엑스레이(x-ray) 촬영도 하고 발목을 꼼꼼히 검사한 뒤 2주 간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보조기를 착용하라는 처방을 내렸습니다.

의사의 말을 들었을 때 레지나 씨는 발목보다 생계가 더 걱정됐습니다. 부상 때문에 의자에 앉아 일하겠다는 것도 거절하는 상사가 과연 어떻게 반응할지 의문이었기 때문입니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의사에게 자초지종을 털어놓자 놀랍게도 그는 씩 웃더니 ‘괜찮다. 내가 당신 상사에게 편지를 보내 주겠다’며 즉석에서 소견서를 써내려갔습니다. ‘최소 7일 간 절대 안정 필수, 충분히 휴식하지 않으면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음’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레지나 씨는 “날 배려해 준 멋진 의사선생님 덕분에 일주일 휴가를 얻을 수 있게 됐고 발목도 순조롭게 회복됐다”고 전했습니다.


더 통쾌한 사실은 그로부터 몇 년 후 레지나 씨가 자기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장님이 됐다는 겁니다. 그는 “직원들이 아플 때 눈치를 주거나 불이익을 주는 사장만은 되고 싶지 않다”며 사람을 제일 중시하는 경영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소다 편집팀·기사제보 dla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