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담배를 곁에서 떼 놓지 않았던 미국 남성이 자기 자신의 부고를 직접 쓴 뒤 세상을 떠났다. 보통 부고에는 고인의 인생을 돌이켜보고 존경과 추모의 뜻을 표하는 내용이 들어가지만 그는 회고 대신 담배를 끊지 못 했던 자신에 대한 통렬한 비판으로 여백을 채웠다.
고 조프리 터너(Geoffrey turner·66) 씨의 딸 사라 휘스트(Sarah Huiest·36) 씨는 2월 13일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남긴 메시지를 세상에 알렸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사흘 전 ‘노트북을 켜 보라’고 하셨다. 유서 같은 걸 남겨두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고 밝혔다.
터너 씨의 ‘자기 추도문’ 에는 “나는 바보였다. 매일 어리석은 판단을 반복했다. 나는 담배가 나를 서서히 죽이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담배를 피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는 담배로 인해 돈을 낭비했고 가족과 멀어졌으며 마침내 건강마저 망가뜨렸다고 자책했다. 글을 읽은 휘스트 씨가 “이렇게까지 신랄하게 쓰셨어야 했냐”고 묻자 터너 씨는 어깨를 으쓱 하며 “다 사실인데 뭐”라고 답했다고 한다.
담배를 피우면서도 한평생 건강했던 터너 씨의 몸은 2018년 경부터 급속히 망가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만성 기관지염인줄로만 알았으나 병은 계속 악화돼 2018년 11월 폐암 4기 진단이 내려졌다. 의사는 담배 때문이라 했다. 후회와 반성으로 가득한 ‘부고’를 적어 내려간 터너 씨는 얼마 뒤 세상을 떠났다.
터너 씨는 “난 좋은 일을 많이 하고 남도 잘 도와줬으며 나름대로 풍요로운 삶을 살았다”고 자평한 뒤 “내 인생 이야기의 교훈은 이것이다. 바보가 되지 말라. 이 부고를 읽는 당신이 흡연자라면 담배를 끊어야 한다. 당신의 인생은 담배를 끊느냐 마느냐에 달렸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은 당신에게 달렸다”고 적었다.
아내, 아이들, 손주들, 형제들, 친구들 등 소중한 사람들의 이름을 쭉 적은 다음 그들에게 유언을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가 남긴 메시지는 “모두 기억하세요, 삶이란 좋은 것입니다. 그 좋은 것이 담배연기에 휩싸여 사라지게 만들지 마세요”였다.
딸 휘스트 씨는 “아버지가 남기신 글이 단 몇 명의 생각이라도 바꿔 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아버지도 기뻐하실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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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조프리 터너(Geoffrey turner·66) 씨의 딸 사라 휘스트(Sarah Huiest·36) 씨는 2월 13일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남긴 메시지를 세상에 알렸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사흘 전 ‘노트북을 켜 보라’고 하셨다. 유서 같은 걸 남겨두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고 밝혔다.
터너 씨의 ‘자기 추도문’ 에는 “나는 바보였다. 매일 어리석은 판단을 반복했다. 나는 담배가 나를 서서히 죽이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담배를 피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는 담배로 인해 돈을 낭비했고 가족과 멀어졌으며 마침내 건강마저 망가뜨렸다고 자책했다. 글을 읽은 휘스트 씨가 “이렇게까지 신랄하게 쓰셨어야 했냐”고 묻자 터너 씨는 어깨를 으쓱 하며 “다 사실인데 뭐”라고 답했다고 한다.
담배를 피우면서도 한평생 건강했던 터너 씨의 몸은 2018년 경부터 급속히 망가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만성 기관지염인줄로만 알았으나 병은 계속 악화돼 2018년 11월 폐암 4기 진단이 내려졌다. 의사는 담배 때문이라 했다. 후회와 반성으로 가득한 ‘부고’를 적어 내려간 터너 씨는 얼마 뒤 세상을 떠났다.
터너 씨는 “난 좋은 일을 많이 하고 남도 잘 도와줬으며 나름대로 풍요로운 삶을 살았다”고 자평한 뒤 “내 인생 이야기의 교훈은 이것이다. 바보가 되지 말라. 이 부고를 읽는 당신이 흡연자라면 담배를 끊어야 한다. 당신의 인생은 담배를 끊느냐 마느냐에 달렸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은 당신에게 달렸다”고 적었다.
아내, 아이들, 손주들, 형제들, 친구들 등 소중한 사람들의 이름을 쭉 적은 다음 그들에게 유언을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가 남긴 메시지는 “모두 기억하세요, 삶이란 좋은 것입니다. 그 좋은 것이 담배연기에 휩싸여 사라지게 만들지 마세요”였다.
딸 휘스트 씨는 “아버지가 남기신 글이 단 몇 명의 생각이라도 바꿔 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아버지도 기뻐하실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