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클럽 ‘버닝썬’ 밥값 내주고 뒷돈… 7년간 경찰 관리”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2-28 10: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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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모임의 밥값을 대신 내줬다.”

“명의를 빌려준 경찰에게 대가로 20만∼30만 원을 줬다.”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과 경찰 간의 유착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전직 경찰 강모 씨(44)와 가까운 지인 A 씨는 26일 본보 기자와 만나 평소 강 씨가 어떤 식으로 경찰을 관리해 왔는지 얘기했다.

A 씨에 따르면 강 씨는 자신과 아주 가까운 사람이 운영하는 강남구의 한 식당에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을 한 번에 서너 명씩 불러 종종 밥을 샀다고 한다. 강 씨는 또 자신은 참석하지 않고 경찰들끼리만 모인 식사 자리의 밥값도 대신 계산했다고 한다. 강 씨의 이런 ‘경찰관 식사 자리 밥값 계산’은 강 씨가 경찰 조직을 떠난 2011년 12월 이후부터 최근까지 계속됐다는 게 A 씨의 설명이다. 강 씨는 마카오 등 해외에서 도박을 한 사실이 드러나 파면됐다.

강 씨는 자신이 이사로 있는 중고 수입차 판매업체의 차량 리스 사업에 친분이 있는 경찰관들의 이름을 빌린 뒤 대가로 수십만 원을 건네기도 했다고 한다. 캐피털회사에서 차량을 빌릴 때 경찰 명의를 썼고, 그 대가로 20만∼30만 원을 줬다는 것이다. A 씨는 “강 씨가 이런 식으로 확보한 리스 차량을 다시 일반 고객에게 리스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했다”고 말했다. 한 자동차 딜러는 “차를 여러 명의 다른 사람 명의로 빌리는 건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서앤율 법률사무소 권희진 변호사는 “캐피털회사는 명의자가 직접 차를 이용할 것으로 믿고 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식의 명의 대여는 사기죄가 성립될 수도 있다”고 했다.


강 씨는 파면된 뒤로도 동향 출신의 현직 경찰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1년에 한 번 이상 따로 모임을 가졌다는 게 A 씨의 얘기다. A 씨에 따르면 강 씨는 또 광주에서 상경해 경찰공무원시험을 함께 준비했던 6, 7명과 함께 카카오톡 방을 만들어 연락을 주고받았다. 동향 출신으로 경찰공무원시험을 준비했던 동년배들이 모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가입해 활동했다고 한다. 이들은 광주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하기도 했는데 강 씨는 이 모임에도 참석했다고 한다.

강 씨는 실제 버닝썬과 관련해 경찰이 조사 중이던 사건의 진행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강남서 소속 경찰관과 접촉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버닝썬은 지난해 7월 미성년자를 출입시켜 술을 팔았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돼 영업정지를 당할 상황에 놓였었다. 당시 강 씨는 알고 지내던 강남서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조사 진행 상황을 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강 씨가 지난해 7월 강남서 경찰관과 통화한 기록을 확보했다”며 “다만 (강남서 경찰은 강 씨에게) ‘수사 내용을 알려줄 수 없다고 말한 게 전부’라고 진술했다”고 했다. 강 씨는 본보의 인터뷰 요청에 측근을 통해 “더 이상 언급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