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범죄라더니…자기 집에 불 질렀다가 들킨 동성애 인권운동가

최현정 기자
최현정 기자2019-03-06 10: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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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wilx 방송 캡처
미국의 저명한 한 성소수자(LGBT) 인권운동가 니키 졸리(Nikki Joly‧54)의 집이 2017년 불탔다. FBI는 사건을 성소수자 ‘증오 범죄’로 보고 조사를 시작했고, 각지에서 온정이 쏟아졌다. 하지만 2월 25일(현지시간) 당국은 증오 범죄가 아닌 ‘사기’이고 졸리가 자신의 집에 직접 불을 질렀다고 발표했다.

디트로이드 뉴스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잭슨카운티에 있는 졸리의 2층 집이 탔을 때 소방관 2명이 다치고, 개 2마리와 고양이 3마리가 죽었다. 



졸리는 1급 방화혐의로 기소돼 잭슨카운티 순회 법원에서 3월 8일 열리는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소방서 책임자는 “방화라는 사실은 꽤 빨리 알았으나, 검사를 끝내기까지 1년이 넘게 걸렸다”라고 말했다.

처음 지역 사회 사람들은 화재가 증오 범죄인 줄 알았다. 트랜스젠더인 졸리는 일리노이주 잭슨카운티에서 이 지역 최초의 게이 커뮤니티 센터를 열고 차별금지 조례를 지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후 졸리는 잭슨지역 신문 시티즌 패트리엇에서 선정한 ‘2018년의 시민’이 됐고, 슬픔을 견뎌내면서 여전히 성소수자 인권 운동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운동가로 묘사됐다.

태어난 성은 여성이지만, 남성으로 살고 있는 졸리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7년 8월 10일 자택 화재를 언급하며 “꽤 오래 충격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화재로 사망한 반려동물들을 떠올리며 두려움에 맞서기 위해 사격장에서 총기 훈련을 받았다고 했다.


몇 달 후 졸리는 방화 혐의로 기소됐다.

화재가 발생하기 전, 졸리가 휘발유를 사는 장면이 주유소 보안카메라에 찍힌 것이다. 졸리의 옷에 휘발유가 묻어 있었고 목격자가 그의 옷에서 가스 냄새를 맡았다고 진술했다. 졸리는 화재 후 기부금 5만 달러(한화로 약 5600만 원)를 받았다.

졸리는 화재 당일 오후 1시 2분에 파트너의 전화를 받고 집으로 돌아왔고, 1~2분 안에 나갔다고 경찰에 말했다. 오후 1시 16분, 이웃 사람이 화재를 신고했다. 아론 그로브 경관은 “졸리 아닌 다른 사람이 불을 지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졸리가 범죄를 저지른 이유를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조례가 통과된 후 성소수자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 좌절감을 느꼈을 수 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그의 집이 불탄 후 지역에서 성소수자 인권문제에 관한 관심이 커졌다. 

졸리를 아는 이웃들은 WILX 뉴스10에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웃 얄란다 해리스는 “동물에게 다정한 부모였다. 지금 개를 키우던데 항상 함께 밖에 나와 있다. 100% 그런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졸리의 변호사는 유죄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의뢰인의 무죄를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1급 방화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으면 종신형에 처해진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