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김정은 “하노이서 추방 당해…베트남은 제3세계 독재국가” 비난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2-25 18: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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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 분장한 러셀 화이트(왼쪽)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 분장한 하워드 엑스가 베트남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 앞에서 정상회담의 분위기를 띄우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하노이=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분장을 하고 나타나 화제를 모았던 호주 국적의 중국계 대역배우 하워드X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에 방문했지만 베트남 정부의 제지를 받고 25일(현지시간) 베트남을 떠난다.

하워드X는 24일 페이스북 계정 메신저를 통한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다음주 월요일(25일) 아침 베트남에서 강제 추방당한다(deported)”며 “다만 같이 퍼포먼스를 한 트럼프 닮은꼴 배우는 베트남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현재 베트남 호텔에 머무르고 있고 돌아다닐 수는 있지만 베트남 경찰이 우리가 뭘 할 때마다 따라 다닌다”고 주장했다.



하워드X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과 12월 평창 올림픽 등에 김정은 위원장 닮은꼴로 퍼포먼스를 벌여 유명해진 인물. 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닮은꼴 대역배우와 함께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하워드X는 지난 22일에도 베트남 하노이에서 화이트 러셀이라는 캐나다 출신 대역배우와 함께 등장해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하워드X는 지난 22일 베트남 국영방송 VTN 인터뷰 등을 진행한 직후 베트남 경찰 등으로부터 활동 제지를 당했다고 전했다. 그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베트남 공안당국으로부터 화이트(트럼프 대역)과 따로 떨어져 2시간 반 가까이 심문을 받았다”며 “베트남 경찰이 정상회담이 민감한 사항인 만큼 베트남 체류 기간에 이런 사칭을 하지 말라”며 “트럼프와 김정은이 적(敵)이 많은 만큼 분장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했다. 또 “베트남 당국이 자신에게 이민법을 위반해 쫓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베트남이 선진국이 되려면 갈 길이 멀다”며 “우리가 2019년에 사는지 1984년에 사는지 모르겠다”고 불만 토로하기도 했다.

하워드X는 과거 싱가포르 방문 때도 김정은 위원장 닮은 꼴 흉내로 싱가포르 당국 심문 받은바 있다. 그러나 그는 인터뷰에서 “싱가포르 측은 최소한 법에 따라 근거를 가지고 있었다”며 “베트남은 법이나 논리 없이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의 지시에 의해 사람을 내쫓을 수 있는 나라”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베트남은 제3세계 독재국가”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지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때와 다른 트럼프 대역배우와 등장한 하워드X는 일부 CF에 출연하기도 했다. 하워드X의 활동 제지와 별개로 23일 베트남 국영방송 VTN은은 가짜 김정은-트럼프 커플을 소개하는 리포트에서 이들이 최소 1만3000달러의 행사비를 받고, 이들 사진 스티커를 애플리케이션에서 다운받으려면 11달러가 필요하다는 뉴스를 내보내기도 했다.

하워드X는 인터뷰에서 향후 계획을 묻자 “바라건대, 더 많은 웃기는 공연(gigs)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BBC뉴스에 따르면 그는 베트남 정부로부터 경고 받기 전인 22일 언론 인터뷰에서 ‘독재자 클럽’을 만들기 위해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브라질 보우소나루 등 닮은 꼴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