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올 섞인 ‘가짜 보드카’ 마시고 시력 잃은 여성

이예리 기자
이예리 기자2019-02-22 15:4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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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BBC
친구들과 휴양지에 놀러 갔다가 술집에서 ‘가짜 보드카’를 마시고 시력을 잃은 영국 여성이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나 포웰(Hannah Powell·23)씨는 지난 2016년 친구들과 함께 그리스 잔테 섬에 놀러 갔다가 술집에서 보드카를 마신 뒤 시력을 잃었다. 분위기에 취해 마음껏 보드카를 마신 뒤 숙소로 돌아가 푹 자고 일어나자 말 그대로 눈 앞이 깜깜했다. 친구들에게 ‘너무 어두우니 불 켜고 커튼 걷자’고 말했지만 ‘무슨 소리냐. 이미 환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친구들이 짜고 자신을 놀리는 줄 알았던 포웰 씨는 더듬더듬 스위치를 찾아 전등을 켰지만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제서야 이변을 알아차린 그는 공황 상태에 빠졌고 즉각 그리스 본토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BBC에 “위경련 증상이 있었고 신장이 손상됐으며 시력마저 잃었다. 같이 술 마신 친구들도 똑같이 위경련을 겪었지만 나처럼 영구적인 장애가 생기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포웰 씨는 자신이 마신 보드카가 갱단의 손을 거친 것이라 여기고 있다. 공업용으로 쓰이는 메탄올은 가격이 저렴해 폭력조직들이 가짜 술을 제조하는 데 사용되곤 한다.


문제는 그의 영구적 장애를 돌이킬 방법도,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주체도 없다는 사실이다. 포웰 씨 가족은 잔테 섬처럼 유명한 휴양지에서도 버젓이 가짜 술이 팔리고 있다는 건 말도 안 된다며 분노했다.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포웰 씨의 시력은 회복될 기미가 없다. 그는 “어떻게든 힘 내서 살아보려 한다. 늘 집중할 무언가를 찾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유지하려 노력 중”이라며 언젠가 잔테 섬에 다시 돌아가 기억을 되짚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