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살 아들의 죽음, 헛되게 할수없어 소송했습니다”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2-22 11:12:11
공유하기 닫기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고 싶었습니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결론이 나와서 다행입니다.”

30년 만에 육체노동 가동연한을 65세로 끌어올린 ‘4세 아동 수영장 익사 사건’의 원고인 박모 씨(45)는 2월 21일 대법원 선고 직후 대법정을 나오면서 눈물을 글썽이며 이렇게 말했다.



2015년 인천의 한 수영장에서 물에 빠져 병원으로 이송된 박 씨의 아들(당시 만 4세 5개월)은 저산소성 뇌손상 등으로 6일 만에 숨졌다. 그러면서 박 군은 장기 기증을 통해 4명의 목숨을 살렸다.

헌법재판소 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53·사법연수원 27기)는 2017년 5월 1심부터 대법원까지 박 씨를 돕기 위해 무료 변론을 했다.

노 변호사는 “보통 비슷한 손해배상 사건의 경우 보험사의 설득으로 많은 피해자들이 중도에 포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가동연한 상향 쟁점이 대법원까지 올라오지 못했던 것 같은데, 박 군 부모는 대법원까지 가자고 했을 때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그렇게 하자고 했다”고 강조했다. 노 변호사는 박 군의 딱한 소식을 듣고 이 사건을 계기로 가동연한을 올려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노 변호사는 “응급실에 실려 온 박 군을 봤을 때부터 억울하게 죽어가는 이 아이를 비참하게 그냥 놔둘 수가 없겠더라”며 “이 아이가 살았다면 어떻게 컸을지 알 수 없는 건데 육체노동자 60세로 한정해 보상을 하는 건 정말 아니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미성년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성년자의 일실수입(逸失收入·사고를 당하지 않았다면 벌 수 있는 수입)을 육체노동자로 한정하는 것이 옳은지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이건 앞으로 남은 과제다”라고 했다.

노 변호사는 2018년 11월 29일 대법원 공개변론 때 “일부에서는 가동연한을 연장하는 것이 시기상조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만시지탄의 감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김예지 기자 ye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