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늘기는커녕 사상 최대 줄어든 서민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2-22 09: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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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용달업을 하는 우모 씨(64)는 자신이 정부에 손을 벌리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버는 돈은 적었지만 그래도 밥벌이는 해왔다. 하지만 2018년부터 일감이 줄자 한 달 수입이 120만 원에 그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8년 말 뇌혈관에 이상이 생겼다. 수술비는 800만 원. 소득이 적어 은행 대출이 안 됐다. 결국 신용카드 4장으로 현금서비스를 받았다. 우 씨가 매달 내야 하는 이자는 다른 대출금을 포함해 약 60만 원. 2월 21일 서울 중구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상담을 기다리던 그는 “심사를 통과하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카드 대출을 저리 정책금융상품으로 바꿔준다고 한다. 마지막 희망이다”라고 했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서울 중랑구에서 빌딩 경비를 하는 성모 씨(63)도 이날 센터를 찾았다. 그 역시 월급의 절반가량을 고금리 저축은행 이자로 내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뒤 일자리도 불안해졌다. 성 씨는 “이 일이라도 잃지 않으려 전보다 더 굽실거리며 살게 됐다. 왜 사는 게 점점 어려워지는지…”라고 했다. 이 센터를 찾은 사람은 2017년 31만8300명에서 2018년 34만5100명으로 늘었다.

저소득층의 삶이 팍팍해진 건 수치로도 나타난다. 2월 21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2018년 4분기(10∼12월) 소득 하위 20% 가구의 소득은 월평균 123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17.7% 줄었다.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임금 등 근로소득이 36.8% 줄어든 게 주요 원인이다.

같은 기간 소득 상위 20% 가구의 소득은 10.4% 늘었다. 상위 20%와 하위 20%의 처분가능소득 차이는 5.47배로 4분기 기준 역대 최대 격차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2018년 임시직과 일용직 부문에서 고용 사정이 좋지 않았다”며 “소득분배 개선 정책이 악화되는 시장 상황에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최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