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비서 성폭행 등의 혐의가 항소심에서 인정 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4)의 부인 민주원 씨가 "제 명예를 되찾기 위해 다시 글을 올린다"라며 장문의 글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2월 13일에 쓴 "이번 사건은 미투가 아닌 불륜 사건" 글 이후 두 번째로 2심 재판부를 비판하는 글이다.
민 씨는 2월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치욕스로운 상황에서 법정증언을 해야 했다. 자식들 때문에. 제 명예를 걸고 한 증언이 피고인의 아내라는 이유로 배척당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지은 씨의 2018년 3월 5일 TV 인터뷰 훨씬 전인 2017년 10월경 저는 비서실장님에게 김 씨의 상화원 침실 난입을 이야기했고 비서실장님도 같은 진술을 법정에서 했다. 그리고 3월 5일 당일에도 저는 구자준 씨에게 같은 말을 했고, 8월 증인석에서도 동일한 진술을 했다. 김 씨가 제게 사과한 통화기록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의 일관된 주장이 왜 배척을 당했는지 정말 궁금하다. 그래서 저는 재판에서 사실이 충분하게 검토되었는지를 다시 묻고 싶다. 안 전 지사와 김 씨에 의해 뭉개져 버린 여성이자 아내로서의 제 인격이 항소심에서 다시 짓밟혔다. 저는 제 명예를 되찾기 위해 다시 글을 올린다. 안 전 지사에게는 지금보다 더 심한 모욕과 비난, 돌팔매질을 하셔도 저는 아무런 이의가 없다. 그러나 김 씨의 거짓말이 법정에서 사실로 인정되는 것만은 절대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민 씨는 "김 씨가 세 번째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날 밤 안 전 지사와 김 씨가 나눈 텔레그램 문자를 봤다. 저는 이 문자를 처음 봤을 때 치가 떨렸다. 두 사람은 연애를 하고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민 씨는 "스위스 현지시간으로 새벽 1시경 안 전 지사가 '..'라고 문자를 보내자 동시에 '넹'하고 답장을 하고 안 전 지사가 담배 핑계를 대자 김 씨는 그 문자 끝에 슬립만 입고 맨발로 안 전 지사의 객실로 갔다고 한다. 물론 김 씨는 그런 일이 없다고 한다. 법정에서 무슨 옷을 입고 갔는지 신발을 신고 갔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고 한다. 다른 건 다 기억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사람이 어떻게 자기가 성폭행을 당할 때 무슨 옷을 입었는지 기억 못 할 수가 있느냐. 왜 무조건 그런 사람 진술을 믿어야 하냐"라고 했다.
이어 "4일 후 스위스에서 귀국하던 2017년 9월 8일 김 씨는 지인에게 가해자(안 전 지사)를 '릴렉스 시켜 드려 뿌듯하고 즐겁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랬던 분이 상대를 성폭행범으로 고소했다"라고 문자 내용을 공개했다.
민 씨는 "김 씨를 처음 본 날부터 김 씨가 안 전 지사를 무척 좋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두 사람의 관계를 모르다 상하원 사건을 겪고 나니 김 씨가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김 씨와 안 전 지사가 두 번 성관계를 한 이후 도지사 관사 주말 행사에 김 씨가 나타났다. 전에 있었던 수행비서들은 특별한 외부 손님이 오는 경우 빼고는 거의 주말 일정에 참여하지 않는다. 제가 알아서 챙기는데도 김 씨는 지사님 드릴 다과라며 손수 사가지고 오기도 했다. 제 생일도 일요일이었는데 관사에 와서 본인이 무척 좋아하는 비누인데 '희귀템'이라며 제게 줬다. 본인 말대로라면 성폭행을 두 번 당한 시점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상하원 침실 난입 사건 후 안 전 지사에게도 (김 씨를) 조심하라고 했고, 10월 경에는 비서실장에게 상하원 사건을 말하고 김 씨가 불안하니 살펴보라고 했다. 그때 비서실장이 12월이면 보직변경이 있을 거라는 말을 했고 저는 안심이 됐다. 그런데 김 씨가 12월 정무직으로 가는 거 때문에 도청 사무실에서 울고, 밥 먹다가도 울고, 술 먹다가도 울어 비서실장이 김 씨를 다독이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기가 막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도청을 나가는 것도 아니고 수행비서직보다 직급상 승진하는 거고 봉급도 오르는데 왜 김 씨가 정무직 보직변경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울고불고 했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라며 "2018년 3월 5일 김 씨가 JTBC '뉴스룸'에 나온다는 소리를 듣고 잠시 정신을 잃었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안 전 지사에 대한 심한 배신감과 함께 김 씨가 스스로 감당 못해 모든 걸 파괴하려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민 씨는 "2심 재판부는 김 씨가 정무비서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상실감, 좌절감 등을 느꼈다고 볼 수 있는 말과 행동을 했다고 해서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과장하거나 거짓말할 이유나 동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 씨의 주장을 인정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 씨는 한 번도 안 전 지사를 남자로 생각한 적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그렇다면 이 절절한 슬픔과 절망감은 무엇때문이라 설명할 수 있을까. 자신에게 세 차례나 위력으로 성폭행을 자행한 인간에 대한 저 마음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것이 피해자의 입장에서 피해자를 이해하라는 성인지감수성이냐. 정말 성인지감수성이 풍부하면 이 상황이 이해가 가는지 되묻고 싶다. 1심도, 2심도 성인지감수성을 언급하셨지만 정반대의 판결을 내렸다. 도대체 ‘감수성’으로 재판하는 나라가 지구상 어디에 있는지도 궁금하다. 성인지감수성은 법적 증거보다 상위개념인지 묻고 싶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거짓말로 일관된 김 씨의 법정에서의 주장과 실제 생활에서의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다. 이 차이를 메꾸는 것이 정황증거라고 생각한다. 또한 재판이란 이 주장과 실제 사실과의 거리를 정황과 증거로 좁혀가서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밝혀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재판부는 왜 주장만 받아들이고 정황증거는 무시하신 것인지 저는 알 수 없다다. 무수한 정황과 증거가 김 씨의 주장이 거짓임을 증명하고 있는데도 왜 애써 눈을 감으시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억울함을 표출했다.
한편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 씨를 상대로 2017년 7월 29일부터 2018년 2월 25일까지 러시아·스위스·서울 등지에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를 저지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안 전 지사는 지난 1일 2심에서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김소정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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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씨는 2월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치욕스로운 상황에서 법정증언을 해야 했다. 자식들 때문에. 제 명예를 걸고 한 증언이 피고인의 아내라는 이유로 배척당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지은 씨의 2018년 3월 5일 TV 인터뷰 훨씬 전인 2017년 10월경 저는 비서실장님에게 김 씨의 상화원 침실 난입을 이야기했고 비서실장님도 같은 진술을 법정에서 했다. 그리고 3월 5일 당일에도 저는 구자준 씨에게 같은 말을 했고, 8월 증인석에서도 동일한 진술을 했다. 김 씨가 제게 사과한 통화기록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의 일관된 주장이 왜 배척을 당했는지 정말 궁금하다. 그래서 저는 재판에서 사실이 충분하게 검토되었는지를 다시 묻고 싶다. 안 전 지사와 김 씨에 의해 뭉개져 버린 여성이자 아내로서의 제 인격이 항소심에서 다시 짓밟혔다. 저는 제 명예를 되찾기 위해 다시 글을 올린다. 안 전 지사에게는 지금보다 더 심한 모욕과 비난, 돌팔매질을 하셔도 저는 아무런 이의가 없다. 그러나 김 씨의 거짓말이 법정에서 사실로 인정되는 것만은 절대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민 씨는 "김 씨가 세 번째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날 밤 안 전 지사와 김 씨가 나눈 텔레그램 문자를 봤다. 저는 이 문자를 처음 봤을 때 치가 떨렸다. 두 사람은 연애를 하고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민 씨는 "스위스 현지시간으로 새벽 1시경 안 전 지사가 '..'라고 문자를 보내자 동시에 '넹'하고 답장을 하고 안 전 지사가 담배 핑계를 대자 김 씨는 그 문자 끝에 슬립만 입고 맨발로 안 전 지사의 객실로 갔다고 한다. 물론 김 씨는 그런 일이 없다고 한다. 법정에서 무슨 옷을 입고 갔는지 신발을 신고 갔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고 한다. 다른 건 다 기억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사람이 어떻게 자기가 성폭행을 당할 때 무슨 옷을 입었는지 기억 못 할 수가 있느냐. 왜 무조건 그런 사람 진술을 믿어야 하냐"라고 했다.
이어 "4일 후 스위스에서 귀국하던 2017년 9월 8일 김 씨는 지인에게 가해자(안 전 지사)를 '릴렉스 시켜 드려 뿌듯하고 즐겁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랬던 분이 상대를 성폭행범으로 고소했다"라고 문자 내용을 공개했다.
민 씨는 "김 씨를 처음 본 날부터 김 씨가 안 전 지사를 무척 좋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두 사람의 관계를 모르다 상하원 사건을 겪고 나니 김 씨가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김 씨와 안 전 지사가 두 번 성관계를 한 이후 도지사 관사 주말 행사에 김 씨가 나타났다. 전에 있었던 수행비서들은 특별한 외부 손님이 오는 경우 빼고는 거의 주말 일정에 참여하지 않는다. 제가 알아서 챙기는데도 김 씨는 지사님 드릴 다과라며 손수 사가지고 오기도 했다. 제 생일도 일요일이었는데 관사에 와서 본인이 무척 좋아하는 비누인데 '희귀템'이라며 제게 줬다. 본인 말대로라면 성폭행을 두 번 당한 시점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상하원 침실 난입 사건 후 안 전 지사에게도 (김 씨를) 조심하라고 했고, 10월 경에는 비서실장에게 상하원 사건을 말하고 김 씨가 불안하니 살펴보라고 했다. 그때 비서실장이 12월이면 보직변경이 있을 거라는 말을 했고 저는 안심이 됐다. 그런데 김 씨가 12월 정무직으로 가는 거 때문에 도청 사무실에서 울고, 밥 먹다가도 울고, 술 먹다가도 울어 비서실장이 김 씨를 다독이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기가 막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도청을 나가는 것도 아니고 수행비서직보다 직급상 승진하는 거고 봉급도 오르는데 왜 김 씨가 정무직 보직변경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울고불고 했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라며 "2018년 3월 5일 김 씨가 JTBC '뉴스룸'에 나온다는 소리를 듣고 잠시 정신을 잃었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안 전 지사에 대한 심한 배신감과 함께 김 씨가 스스로 감당 못해 모든 걸 파괴하려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민 씨는 "2심 재판부는 김 씨가 정무비서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상실감, 좌절감 등을 느꼈다고 볼 수 있는 말과 행동을 했다고 해서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과장하거나 거짓말할 이유나 동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 씨의 주장을 인정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 씨는 한 번도 안 전 지사를 남자로 생각한 적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그렇다면 이 절절한 슬픔과 절망감은 무엇때문이라 설명할 수 있을까. 자신에게 세 차례나 위력으로 성폭행을 자행한 인간에 대한 저 마음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것이 피해자의 입장에서 피해자를 이해하라는 성인지감수성이냐. 정말 성인지감수성이 풍부하면 이 상황이 이해가 가는지 되묻고 싶다. 1심도, 2심도 성인지감수성을 언급하셨지만 정반대의 판결을 내렸다. 도대체 ‘감수성’으로 재판하는 나라가 지구상 어디에 있는지도 궁금하다. 성인지감수성은 법적 증거보다 상위개념인지 묻고 싶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거짓말로 일관된 김 씨의 법정에서의 주장과 실제 생활에서의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다. 이 차이를 메꾸는 것이 정황증거라고 생각한다. 또한 재판이란 이 주장과 실제 사실과의 거리를 정황과 증거로 좁혀가서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밝혀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재판부는 왜 주장만 받아들이고 정황증거는 무시하신 것인지 저는 알 수 없다다. 무수한 정황과 증거가 김 씨의 주장이 거짓임을 증명하고 있는데도 왜 애써 눈을 감으시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억울함을 표출했다.
한편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 씨를 상대로 2017년 7월 29일부터 2018년 2월 25일까지 러시아·스위스·서울 등지에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를 저지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안 전 지사는 지난 1일 2심에서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김소정 기자 toy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