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 간부자녀 슬쩍 정규직으로… 조카-친구자녀 직접 면접 합격시켜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2-21 10: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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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인 공영홈쇼핑은 2015년 2월 회사 고위직 자녀를 포함한 6명을 단기계약직으로 뽑았다. 이들은 얼마 후 아예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채용 시험도 없이 정규직으로 취직한 셈이다.

국립인천대는 2018년 1월 전임교원 신규채용 당시 지원자 A 씨에게 추가 면접 기회를 줬다. 당초 통보된 면접 날짜에 나타나지 않은 A 씨를 위해 별 이유 없이 면접 일정을 추가해준 것. 추가 면접을 본 이 지원자는 최종 합격했다.



정부가 실시한 공공기관 채용실태 전수조사 결과가 2월 20일 발표됐다. 국민권익위원회,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가 각 부처 산하 공공기관, 지방공공기관 등 1205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에서 적발된 채용비리는 182건. 이번 조사는 2018년 서울교통공사 정규직 전환자 중 상당수가 재직자 친인척으로 드러난 데 따라 이뤄졌다. 조사는 2017년 10월∼2018년 10월 신규 직원을 채용했거나 최근 5년 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준 기관이나 비위 의혹이 있는 기관을 대상으로 했다.

이날 발표된 적발 사례는 채용 공고조차 내지 않고 직원을 뽑거나 조카나 친구 자녀가 지원한 것을 알고도 직접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그야말로 천태만상이었다. 특히 국토정보공사는 2016년 3월 직원 자녀를 자격 미달로 불합격 처리했다가 2개월 뒤 자격 미달인 줄 알면서도 최종 합격시켰다가 적발됐다.

정부는 무더기로 적발된 채용비리 사례 중 비위 혐의가 명확한 36건에 대해선 정식 수사의뢰하고 146건에 대해선 연루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할 방침이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채용비리에 연루된 현직 임직원은 288명이다.


억울하게 탈락한 채용비리 피해자 55명에 대한 구제 방침도 내놨다. 최종 면접 단계에서 피해를 본 피해자는 즉시 채용하는 등 2018년 5월 정부가 만든 피해자 구제 가이드라인에 따라 적극 구제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채용비리를 막기 위해 채용비리 연루자의 승진과 보직을 제한하는 등 명확한 불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징계를 강화하고 채용비리 징계기준을 통일할 방침이다. 또 이번 조사를 시작으로 매년 공공기관 신규 채용에 대해 채용실태 전수조사를 정례화하고 공공기관 임직원 친인척 채용인원을 매년 각 공공기관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도록 할 계획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