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그린 美화가 “내 심장이 둘로 쪼개졌다”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2-21 13:00:01
공유하기 닫기
아일랜드계 미국 화가 모린 개프니 울프슨 씨가 그린 유관순 열사의 모습. 이 작품은 2월 26일(현지 시간)부터 3월 10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챗워스 프록시플레이스갤러리에서 열리는 ‘3·1운동 100주년 기념 전시회’에 전시된다. 사진 출처 프록시플레이스갤러리
“유관순은 1919년 3월 1일 용감하게 지옥을 향해 행진했습니다. 그의 의지와 용기, 조국에 대한 사랑은 바로 우리 모두가 삶에서 얻고자 하는 것입니다.”

아일랜드계 미국 화가 모린 개프니 울프슨 씨(76·사진)는 유관순 열사(1902∼1920)를 그림으로 표현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울프슨 씨는 2월 26일(현지 시간)부터 3월 10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챗워스 프록시플레이스갤러리에서 열리는 ‘3·1운동 100주년 기념 전시회’에 동참한다. 갤러리 웹사이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등에서 활동하는 현지 작가 12명이 참여하는 전시회의 주제는 ‘잊을 수 없겠지만 용서는 할 수 있다’이며, 3·1운동 관련 작품들이 전시된다.



울프슨 씨는 가까운 친구가 3·1운동에 대해 알려주기 전까지는 관련 내용을 잘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2개월 동안 당시 사건을 면밀하게 조사했다. 그러자 한 사람이 마음에 들어왔는데, 바로 유관순이었다”며 “16세에 옥에 갇혀 멸시와 고문을 당했다는 부분을 읽을 때 내 심장은 두 개로 쪼개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 등을 참고해 왼손으로 책을 들고 태극기를 끌어안은 오른손을 가슴에 얹으며 결연한 눈빛으로 정면을 응시하는 유관순 열사를 그렸다. 또 유관순 열사가 천국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모습도 상상해 그림으로 남겼다. 외국인 화가가 우리 독립운동가의 모습을 그린 것 자체가 흔한 일은 아니다. 울프슨 씨는 “유관순은 지구가 마지막 안식처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신은 그를 향해 미소를 보냈을 것”이라며 이런 장면을 상상한 과정을 설명했다.

전시회에 앞서 갤러리 측은 울프슨과 또 다른 전시회 참여 작가인 베트남 출신 안퐁이 그린 작품도 공개했다. 안퐁은 노란색으로 밝게 빛나는 무궁화를 그렸다. 김원실, 차윤숙 등 한인 작가 등의 작품도 전시된다. 갤러리 관계자는 “3·1운동은 일본의 식민지배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일어났던 비폭력 운동”이라며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 발생했던 일을 회상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다. 자유를 향한 열망을 가지고 싸우는 전 세계의 저항 운동을 되돌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