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0 대 1 경쟁 뚫은 ‘지구 최고의 개’… 美 웨스트민스터 도그쇼 화제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2-21 10:02:29
공유하기 닫기
매년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리는 웨스트민스터 도그쇼에는 세계 각국 ‘엘리트 개’들이 모인다. 인기가 너무 많아 이미 굵직한 대회의 우승 경력이 있는 개들만 참가할 수 있다. 2014년부터 소위 ‘똥개’에게도 문호가 열렸지만 이벤트 성격의 ‘민첩성 대회’ 참가만 가능하다. 순위를 가리는 ‘베스트 인 쇼’는 넘볼 수 없는 ‘그들만의 리그’다.

최근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은 2월 12일 ‘2019 베스트 인 쇼’에서 203종의 개 약 2800마리가 이틀간 최후의 ‘1견’을 놓고 경쟁한 결과, ‘킹’이란 이름의 와이어폭스테리어종이 1등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시상식장의 일부 관중은 이 개에게 야유를 보냈다. 이들은 밥 먹듯 우승하는 와이어폭스테리어가 식상하다며 보노(허배너즈)나 번스(긴 털 닥스훈트)같이 우승 경력이 없는 이른바 ‘언더도그(underdog)’를 응원했다. 언더도그는 개싸움에서 밑에 깔린 개를 지칭하는 말로 이기거나 성공할 가능성이 작은 약자를 뜻한다.

1907년에 시작된 이 대회에서 레트리버, 프렌치불도그, 시추, 치와와, 닥스훈트, 보스턴테리어 등 일반인에게 흔히 알려진 종은 100년 넘게 ‘개무시’를 당했다. 미국 내 애완견 인기 순위에서 독보적 1위인 골든레트리버도 우승이 없다. 반면 올해 우승한 킹의 와이어폭스테리어(16회), 스코티시테리어(8회) 등 특정 종만 1위를 독차지했다.

왜 그럴까. 전문가들은 “대중적인 종일수록 유전자 풀이 워낙 다양해 우월함을 평가하는 일정한 잣대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성비 불평등도 있다. 역대 수상견은 수컷(68회)이 암컷(35회)을 압도한다. 개들도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 암컷들은 출산 때문에 대회에서 좀더 일찍 은퇴하는 반면 수컷들은 이런 방해 없이 커리어를 이어간다는 의미다.


다만 ‘경단견’에서 탈피해 복귀하는 개들도 있다. 올해 대회에서는 2년 전 출전했다. 2018년 출산으로 자리를 비웠던 제타(7세)가 돌아와 큰 관심을 모았다. 라고토로마뇰로종인 제타는 올해 참가견 중 최고령에 속한다고 WP 등이 전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