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 기둥 망가뜨린 인도男들에게 내려진 ‘벌’

phoebe@donga.com2019-02-21 07:40:01
공유하기 닫기
인도 카르나타카주 함피(Hampi)에는 유네스코 선정 세계문화유산인 함피 유적이 있습니다. 14세~16세기 아름다운 드라비다 양식의 사원과 궁전 건축이 가득한 이곳은 마지막 힌두 왕조인 비자야나가르(Vijayanagar) 왕조의 수도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인도 20대 젊은이 4명이 함피 유적지 힌두교 사원 바깥에 열을 지어 서 있던 기둥을 넘어뜨리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당시 4명 중 한 명이 촬영한 영상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왔다가 삭제됐습니다. 

영상에 따르면, 청년 3명이 지상에서 1m 가량 높은 곳에 세워진 기둥을 열심히 밀자, 기둥은 힘없이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이 충격으로 석주의 윗부분 장식은 떨어져 나갔습니다. 

원본 영상은 삭제됐지만, 이미 소셜미디어에 널리 퍼진 후였습니다. 

네티즌들은 “문화재를 파괴하는 야만인”이라며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인도 내 문화유산을 관리하는 인도고고학연구소(ASI)는 이들을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경찰은 온라인 영상을 통해 인상착의를 파악한 뒤 2월 8일(현지시간) 용의자를 전격 체포했습니다.



청년들의 범행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이들은 유적이 역사적으로 그렇게 중요한지 몰랐다면서 “그저 신이 나서 저지른 일”이라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동영상은 유적지 안전에 대한 우려를 낳았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그 기념물에 적절한 경비를 제공할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청년들은 7만 루피(한화로 약 110만 원) 벌금과 함께 기둥을 다시 세우라는 법원 명령을 받았습니다.

2월 18일 뉴 인디안 익스프레스 보도에 따르면, 비슈누 사원 단지를 휘젓고 다니던 철부지 청년들은 땀을 흘리며 땅에 쓰러진 거대한 기둥을 전부 다시 세웠습니다. 인도 관리들과 함피 경찰 조사관 그리고 고고학적인 조사관들과 함께 있었습니다. 15일 그들이 석방되기 전 법원에 보고서가 제출됐습니다.

함피 미니 서클의 수석 고고학자인 칼리무투 부소장은 쓰러진 기둥들 중 일부가 젊은이들에 의해 다시 고쳐졌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기타 미라지카르 검사는 뉴 인디안 익스프레스에 “이 법에 대한 최대의 처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만 루피(한화로 약 157만5000원)이며 범죄자는 벌금을 내지 못할 경우 감옥에 가야한다”라며 “재판관은 벌금을 내도록 명령했고, 네 명은 기둥을 다시 세운 후에 석방됐다”라고 말했습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