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1학년에게 ‘게이 토끼’ 동화 읽어준 美 교사…학부모 분노

phoebe@donga.com2019-02-17 12: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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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WFTV
“두 수컷 토끼는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1학년 학생들에게 게이 토끼에 관한 책을 읽어준 후 내사를 받고 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샌포드 파인크레스트 초등학교의 한 교사는 몇 주 전 학생 부모들에게 미리 알리지 않은 채 자신의 반 학생들에게 ‘사랑에 빠진 토끼’(원제 A Day in the Life of Marlon Bundo)라는 책을 읽어줬다고 올랜도 뉴스방송인 WFTV가 2월 13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책은 미국 시사풍자쇼 ‘라스트 위크 투나잇’의 진행자 존 올리버와 방송작가 질 트위스가 함께 만든 동화책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가족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미국 부통령의 토끼 말런 분도의 하루’를 패러디한 책으로 성소수자의 권리와 새로운 가족 형태를 옹호하는 주제를 담고 있다.

주인공 수컷 토끼 분도는 다른 수컷 토끼와 사랑에 빠지고 결국 결혼하게 된다. 이 때문에 플로리다 학부모들은 이 책이 어린 학생들에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학부모들의 항의로 세미놀 카운티 학군은 조사에 착수했다.

웬디 커리 씨는 WFTV에 출연해 “초등학교에서 할 일이 아니다. 내가 내 아이를 가르치고 싶은 것과 그들이 감당할 수 있다고 느끼는 것은 내가 집에서 결정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한 학생의 할아버지인 크라이그 허드슨은 “교사들이 학부모들에게 아이들에게 뭘 읽어줬는지 말하지 않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라며 “노아는 어느날 집에 와서 수컷 토끼 두 마리가 결혼해도 괜찮은지 물어봤다. 나는 ‘우리 믿음에 의하면, 아니다. 하지만, 우린 아무도 단죄하지는 않는다’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학군 관계자는 언론에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이라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WFTV에 따르면, 이 교사는 조사 중에도 계속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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