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와 싸우다 암 투병 소방관 도와야죠”… 고교-대학생 사회적 벤처 ‘119REO’

바이라인2019-02-14 12:00:01
공유하기 닫기
‘119REO’ 이승우 대표(오른쪽)와 팀원들이 2월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폐방화복을 활용해 만든 가방 등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018년 국내에서는 728명의 소방관이 ‘공상(公傷)’ 인정을 받았다. 공상은 화재 진압이나 인명 구조 등 사고 현장에서 공무 중 당한 부상이나 공무와 관련해 앓게 된 질병을 말한다. 하지만 암 같은 중증질환은 공상으로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 2015년 기준 공무원연금공단에 공상 신청을 한 중증질환 발병 소방관 4명 중 3명은 공상 인정을 받지 못했다. 중증질환이 소방관 직무로 인한 것이라는 걸 소방관이 직접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2016년 결성된 단체 ‘119REO’는 공상을 인정받지 못한 소방관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 REO는 ‘서로를 돕자(Rescue Each Other)’는 의미다. 대학생과 고교생 중심으로 구성된 이 단체는 소방관들이 입다가 내구연한이 지나면 버리는 폐방화복을 비롯해 각종 소방용품을 재활용해 장바구니, 가방, 팔찌 등으로 만들어 판매한다. 이렇게 만든 재활용품을 판매해 얻은 수익의 절반인 1500만 원을 암 투병 소방관에게 기부했다. 나머지는 모두 재활용품 제작과 마케팅에 재투자한다.



119REO가 2월 14∼1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소방관, 당신의 色(색)’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지금까지 만들었던 제품들을 소개하고, 공상을 인정받지 못한 소방관들을 기억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 공상을 인정받지 못해 수술비와 약값, 재활비 등을 직접 마련해야 하는 소방관들의 어려움을 알리기 위해서다. 2월 14일에는 소방관 3명이 전시회장을 찾아 소방관의 활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119REO 설립을 주도한 이승우 씨(26·건국대 4학년)는 “소방관들의 희생을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 합당한 대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2017년 5월 당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이던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3년 이상 근무한 소방공무원의 질병 발생 시 그 원인을 공무수행으로 추정해 공상을 인정하고 발병 원인 입증 책임을 공무원연금공단이 지도록 하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2년이 다 돼 가도록 행안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