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내가 1세대 아이돌 유튜버…8분 영상에 사흘 공들인 적도”

스포츠동아
스포츠동아2019-02-04 18: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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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엑스의 루나는 ‘1세대 아이돌 유튜버’다. 대중에게 유튜브가 낯설었던 2016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유튜버로 활동해온 덕분이다. 에이핑크 보미 등 후배 가수들도 루나에게 유튜브 운영 비법을 묻는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스타 유튜버 전성시대…에프엑스 루나가 말하는 ‘룬파벳 A to Z’

처음엔 대본대로…화제되는 이슈만
‘언니, 편하게 하세요’ 팬들 응원에 힘
일상서 아이디어 수집…대본 간소화
인기 유튜버 붙잡고 폭풍질문하기도
이제 ‘루나의 알파벳’ 구독자만 20만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YouTube)가 문화 콘텐츠의 새로운 장(場)으로 떠올랐다. 유튜브로 스타가 된 1인 크리에이터들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다. 이에 질세라 낯익은 연예계 스타들도 유튜브로 대중과 소통하며 새로운 활동 무대를 개척하고 있다. 그룹 에프엑스의 루나를 비롯한 스타들의 유튜버(Youtuber·유튜브에 직접 동영상을 찍어 올리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 변신은 ‘유튜브 드림’을 꿈꾸며 개인 채널을 여는 구독자들의 또 다른 지시등 역할을 한다. 연예스타가 아닌 ‘스타 유튜버’로서 스스로 생산하고 유통하는 콘텐츠로 대중 곁에 다가온 이들의 세계를 따라간다.

걸그룹 에프엑스의 루나는 ‘스타 유튜버’로 통한다. 걸그룹 멤버로 활동하며 얻은 메이크업과 다이어트 등 각종 뷰티 노하우를 유튜버 채널 ‘루나의 알파벳’(룬파벳)을 통해 공개하며 구독자 수 20만여 명의 인기를 끌고 있다.


루나는 대중에게 ‘유튜버’라는 개념이 아직 낯설던 2016년 초여름, 4개월 넘게 준비한 영상을 유튜브 계정에 올리며 정식 유튜버가 됐다. 그의 도전 이후 악동뮤지션의 이수현과 에이핑크 보미 등 후배 가수들이 줄줄이 유튜브 세계에 뛰어들었다. ‘일탈’처럼 보였던 루나의 행보는 이제 후배들의 앞길을 비춰주는 ‘등불’이 됐다.

“아마도 제가 처음으로 유튜브에 도전한 아이돌일 거예요. 그야말로 ‘1세대’ 아이돌 유튜버인 셈이죠, 하하하!”

설 연휴를 앞두고 30일 소속사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루나는 지난해가 되어서야 비로소 “내가 바랐던 유튜버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스타 유튜버’의 일상에 관해 본격적인 질문을 던지자 “번지수 제대로 찾아왔다”며 웃었다.

사진출처|에프엑스 루나의 유튜브 채널 ‘루나의 알파벳’ 영상 캡처
● “카메라 뒤 루나의 친근함”




루나에게 유튜브는 “팬들과의 소통 창구”다. 3년 전 어떻게 하면 팬들에게 먼저 다가갈 수 있을까 고심하던 때에 지인으로부터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다”며 유튜브 채널을 추천받았다. 아직 ‘1인 크리에이터’라는 이름이 생소할 때였다. 하지만 과감하게 유튜버에 도전했다.
“시도하기 전 고민도 많았다. 아이돌이고, SM엔터테인먼트라는 대형 소속사에 있기 때문에 자칫 ‘루나와 색깔이 안 맞아’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됐다. 다행히 회사가 영상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도록 힘껏 도와줬다. 영상을 보는 구독자들도 ‘이런 이미지가 풍기는 아티스트였나?’라며 흥미로워했다.”

팬들은 사복 패션, 민낯 등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카메라 뒤의 루나’에 열광했다. 뷰티·다이어트 관련 아이템을 다루면서 에프엑스 팬이 아닌 구독자도 많아졌다. 루나는 “한 분야에 머물고 싶지 않아” 브이로그(비디오(video)와 블로그(blog)의 합성어로, 일상을 촬영한 영상 콘텐츠)·음악·여행 팁 등 여러 주제를 다루게 됐다.

“내가 유튜브 업로드를 가볍게 여기면, 유튜브에 도전하는 다른 연예인들이 피해를 보지 않겠나. 그래서 내가 ‘출발점’이 된다는 생각으로 진중하게 유튜브 영상을 만들었다. 처음엔 유튜브에 대해 물어볼 사람이 없어 막막했다. 한 프로그램 촬영 때문에 만난 유튜버 ‘대도서관’, ‘윰댕’, ‘소근커플’을 붙잡고 ‘폭풍질문’하기도 했다, 하하하!”

에프엑스 루나.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모든 일상이 ‘아이디어 수집’ 과정”


루나는 스스로를 ‘루PD·루작가’라고 불렀다. 기획부터 장소 섭외까지 모든 걸 스스로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주로 일상 속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는 루나는 인터뷰 도중에도 틈틈이 “어? 그거 좋네요”라며 휴대폰 메모장에 아이디어를 적어 넣었다. 모든 대화가 그렇다보니, 지인들에게는 “너는 일 생각밖에 없니?”라는 원망(?)을 듣기도 한다.


“일상의 모든 것에서 ‘이거 (영상으로)만들어야지’ 생각한다. 커피 잔에 립스틱이 묻는 걸 보면서 ‘안 지워지는 립 콘텐츠를 만들자’ 하는 식이다. 그렇게 테마를 정하면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그에 관련한 아이디어가 있는지 물어본다. 일상이 ‘아이디어 수집’ 과정이다.”

카메라라고는 휴대폰 카메라밖에 만져본 적 없었던 루나에게 유튜브 도전은 “하나부터 열까지 어려운 일투성이”였다. 촬영 협조가 되는 장소를 구하지 못한 적도 있고, 3일 내내 공들인 촬영분이 고작 8분짜리 영상밖에 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루나는 조금씩 여유를 찾았다.

“초기에는 작가님께 허락을 받고 예능프로그램 대본 속 틀을 그대로 가져와 내용을 채워 넣는 형식으로 촬영했다. 테마도 화제가 되는 이슈 위주로만 생각했다. 그러니 인위적이고 계산적일 수밖에 없었다. 구독자들이 먼저 ‘언니, 편하게 해도 돼요’라고 하더라, 하하하! 이후에는 큰 테마를 정하고 대본을 간소화해 조금씩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나도 구독자와 소통하며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에프엑스 루나.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20만 구독자 덕분에 ‘루루’란 별명 탄생”



이처럼 유튜브는 그에게 “그룹 멤버이자 솔로 가수, 아이돌 루나이면서 ‘자연인 박선영(본명)’으로 살아가는 성장담”의 앨범이기도 하다.

“내가 유튜브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소통과 공감이다. 스타로서 나는 일방적으로 ‘내 음악 어때요?’라는 ‘질문’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유튜브로 대중과 ‘묻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 더 많은 나를 찾을 수 있게 됐다. ‘룬파벳’의 20만 구독자가 나를 ‘루루’(유튜버로서 애칭)로 만들어줬고, 자신감을 줬다.”

자신을 성장하게 해준 구독자들을 향해 루나는 “기대를 저 버리지 않는 ‘루루’가 되겠다”며 10년 뒤에도 꾸준히 여러 아이템을 탐구하는 유튜버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 루나



▲ 1993년 8월12일생
▲ 2009년 그룹 에프엑스 데뷔
▲ 2010년 SBS 연예대상 예능 뉴스타상(‘놀라운 대회 스타킹’)
▲ 2011년 ‘핫 서머’ 발표
▲ 2014년 ‘레드 라이트’ 발표
▲ 2016년 유튜브 채널 ‘루나의 알파벳’ 개설
▲ 2017년 패션엔 ‘화장대를 부탁해’ 시즌3 진행
▲ 2019년 솔로음반 ‘운다고’ 발표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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