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 원이면…” 대학생 ‘족보 거래’ 실태

kimgaong@donga.com2019-01-30 21: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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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tvN '치즈인더트랩' 캡처
“영화제 ◯◯◯교수님의 ◯◯과목 족보 삽니다. 쪽지 주세요“
“◯◯◯과목 시험은 족보대로 나오나요?“

대학가에서 이른바 ‘족보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족보는 특정 과목의 기출문제나 요약본을 말하는 은어입니다.

현재 족보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수천 원~수만 원에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A 대학의 한 재학생은 “적중률이 높은 족보는 인기가 치솟는다. 족보 하나를 구해 여러 명에게 되팔아 짭짤한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족보 사재기’를 일삼는 대학생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타)’에는 족보 거래 전용 게시판이 따로 존재합니다. 서울 S대학교 족보 게시판에는 지난해 10월 한 달 동안 656건의 거래 게시물이 등록됐습니다.

족보 거래가 활발해진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A 대학의 학생은 “상당수 수업에서 과거 기출문제가 그대로 출제되거나 매년 같은 패턴의 시험문제가 나온다. 5만 원에 중간 기말고사 만점을 사는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정적인 시선도 많습니다. 중앙대 재학생 김모 씨(24)는 “매년 매 학기 똑같은 시험문제를 내기 때문에 족보 거래 현상이 생겨난 것”이라면서 “족보를 외워 시험을 보는 것이 진정한 대학교 공부라고 할 수 있나. 등록금이 아깝다”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외대 재학생 이찬샘(24) 씨는 “학교 측이 아예 기출문제를 공개하면 좋겠다. 이게 더 공정한 경쟁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지역 한 대학의 학사지원팀 관계자는 “족보 논란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출제는 교수 강사 권한이라 강제할 수 없지만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방법을 찾을 필요는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 이 글은 신동아 '대학생 ‘족보 거래’ 실태'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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