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은 자기 포장? 아니다, 성과+행동+소통!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2-06 10: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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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김충민 기자 kcm0514@donga.com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노래를 잘 부르지만 성공하지 못한 가수들이 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가수지망생과 언더그라운드 가수들만 봐도 그렇다. 가요계만 그럴까? 직장도 마찬가지다. 성과는 좋은데 성공하지 못하는 직장인도 많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네트워크를 연구하는 스타 과학자 앨버트 바라바시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성공에 대한 분석을 하면서 ‘성과(performance)’와 ‘성공(success)’은 다르다고 정의한다. 성공이란 나의 성과를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인식하는가의 문제이다. 노래를 잘 부르지만, 대중이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그렇다. 직장에서 나름대로 일도 잘한다고 본인은 생각하는데 주변에서 함께 일하는 상사와 동료, 부하 직원이 그렇게 느끼지 못한다면 성공은 멀어진다. 바라바시는 높은 성과가 성공으로 바로 이어지는 흔치 않은 분야로 스포츠를 든다. 가장 빨리 달리는 육상선수, 가장 골을 많이 넣는 축구선수 등은 바로 성공하기 때문이다.



성과와 성공은 매우 다르다는 연구가 직장인들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첫째, 연예인의 팬 관리처럼 직장인들은 평판관리가 필요하다. 이렇게 말하면 자신이 하는 일을 어떻게 기술적으로 자랑할 것인지를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물론 제대로 알리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헬리오 가르시아와 존 도얼리에 따르면 평판은 성과와 행동, 소통의 합이다. 즉, 성과 못지않게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이 업무상 나의 행동을 적절하다고 보는지, 내가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면서도 사람들의 이야기에 경청한다고 느껴야 한다. 특히 실수나 잘못을 저질렀을 때 이를 숨기지 않고 투명하게 소통하는지는 신뢰 있는 평판을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하다.

둘째, 협조 능력. 다른 말로 ‘도움의 기술’이다. 성과를 만들어낸 뒤에는 네트워크가 성공에 큰 영향을 끼친다. 네트워크를 회식을 통해 만들어가는 직장인들도 있지만, 진정한 네트워크란 사람들에게 먼저 도움을 주는 시도에서 생겨난다.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기회가 있을 때 나를 도와주려고 하기 때문이다. 동료들에게 평소에 내가 먼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돕는 것이 좋다.


셋째, 노래를 못하던 가수가 갑자기 노래를 잘 부르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과학자들이 평생에 걸쳐 쓴 논문을 바라바시 연구팀이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한 명의 과학자가 평생에 걸쳐 쓴 여러 편의 논문들은 모두 자신의 논문 중 ‘최고의 논문’이 될 가능성이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라바시는 이 결과를 놓고 성공을 복권에 비유한다. 매주 한 장씩 복권을 평생 사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모든 복권은 당첨될 확률이 똑같다. 그런데 서른 번째 생일이 있는 주에 특별 기념으로 서른 장의 복권을 샀다면, 그 주에 평소보다 당첨 확률이 올라간다. 즉, 생산성이 성공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말이다.

수천 명의 과학자와 발명가, 예술가와 작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이 소위 인생 대박 작품을 내놓는 평균 나이는 39세 정도다. 이 연구 결과를 놓고 우리는 30대 후반까지는 대박을 터뜨려야 하며, 40대 이후에는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바라바시는 한 단계 더 들어간 분석을 통해 나이와 상관없이 사람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생산성이 가장 높았던 시기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인생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시기에 실패한 작품들도 많이 만들었다는 의미이다.

직장인 중에는 업무 성과에만 신경 쓰고 평판이나 성공에는 신경 쓰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에는 성공보다 성장에 자신의 목표를 두는 것은 어떨까. 즉,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더 낫도록 노력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성과와 성공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동력은 다르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일하며 결과물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것은 성공의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과학은 알려주고 있다.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