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상실 여자친구와 ‘첫 데이트’ 반복한 남자

이예리 기자
이예리 기자2019-01-29 17: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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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BS
미래를 약속한 여자친구가 사고로 기억을 잃자 그 곁을 지키며 매일 ‘첫 데이트’를 반복한 남자가 있습니다. 24세 중국 남성 리 화유 씨와 일본인 여자친구 마루야마(24)씨의 애틋한 사연은 최근 일본 TBS방송, 피플(People) 등 해외 매체에 소개됐습니다.

마루야마 씨는 2018년 2월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다 교통사고를 당해 모든 기억을 잃었습니다. 가족의 얼굴은 물론 ‘가족’이라는 게 무엇인지조차 떠올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자전거 타기나 공 던지기처럼 몸에 배인 활동은 할 수 있었지만 그 외의 기억은 거의 잃은 상태였습니다.



마루야마 씨는 “거울을 봐도 이게 내 얼굴이라는 걸 실감하지 못 했다. 다행히 몸을 움직이는 기억은 남아 있어 화장실에 가거나 밥을 먹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제일 다행스러웠던 건 휴대전화를 어떻게 쓰는 지 잊지 않았다는 거였다”고 말했습니다.

거울 속에 비친 자기 얼굴을 인식하지 못 할 정도로 심각한 기억상실에 빠진 마루야마 씨를 단단히 붙잡아 준 것은 남자친구인 리 씨였습니다.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한 약혼자 사이였습니다. 리 씨는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기억을 되찾지 못한다 해도 처음부터 다시 추억을 쌓아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오늘 자신과 만난 기억을 또 잊는다 해도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매일 아침 리 씨는 여자친구의 병실을 찾아 “나는 네 남자친구고 우리는 결혼을 약속한 사이야”라고 알려주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는 “여자친구의 기억이 돌아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지금 새로 쌓은 추억마저 완전히 잊어버릴 수도 있다. 그래도 나는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확언했습니다.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는 지난 2004년 개봉한 로맨스 영화 ‘첫키스만 50번째(50 First Dates)’를 떠올리게 합니다. 여주인공 루시가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려 자신과 사랑에 빠진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 남주인공 헨리는 포기하지 않고 매번 새롭게 사랑을 고백합니다.

리 씨와 마루야마 씨의 영화 같은 사랑 이야기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랍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