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생리 오두막’에 머물던 모자 사망…반복되는 비극

이예리 기자
이예리 기자2019-01-29 15:37:37
공유하기 닫기
차우파디를 고발하는 사진. themarkerpost
네팔에는 월경 중이거나 출산 직후인 여성을 집에서 떨어진 움막에 격리하는 ‘차우파디(Chhaupadi)’라는 관습이 있다. 월경 중인 여성을 불결한 존재로 여기는 미신 때문이다.

이 ‘생리 오두막’은 냉난방 시설이 없는데다 나무와 흙을 대강 쌓아 올려 외부의 침입에도 취약하다. 위생과 안전 모두 보장되지 않는 오두막에서 며칠간 격리 상태로 지낸 여성들은 그 달의 월경이 끝나야 마을로 돌아올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성폭력에 노출되거나 건강이 악화돼 숨지는 여성들도 많다. 2016년에는 추위를 피하려 불을 피운 15세 소녀가 질식사했고 2017년 5월과 7월에는 각각 14세·19세 소녀가 저체온증과 독사의 공격으로 사망했다.



최근에는 세티 주 바주라 지역의 ‘생리 오두막’에 머물던 여성과 두 아들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다. 1월 10일 BBC등 외신에 따르면 이들은 추위를 견디려 피운 모닥불 연기에 질식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들은 각각 열두 살과 아홉 살이었다.

네팔 정부는 2005년 차우파디를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차우파디 없애기’에 힘쓰고 있지만 관습은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힌두교 전통이 뿌리 깊게 남아 있는 시골 지역일수록 차우파디가 성행한다. 주민들의 인식 개선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처벌이 너무 가벼운 탓이기도 하다. 여성에게 차우파디를 시킨 자는 적발 시 3개월 이하의 징역이나 3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현지 여성인권 활동가들은 차우파디 금지법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