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랩’ 라미 말렉 “싱어 감독 성범죄 몰랐다, 그와 일한 것 후회”

phoebe@donga.com2019-01-24 1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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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전설적인 록 그룹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전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올해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을 때, 논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배우 라미 말렉(Rami Malek)이 주연한 이 영화는 브라이언 싱어(Bryan Singer) 감독이 일부분 연출했는데, 싱어 감독은 촬영 종료를 2주 남기고 제작사로부터 해고됐습니다. 며칠 후 싱어 감독은 2003년 당시 17세였던 소년에게 구강성교를 강요하고 성폭행을 한 혐의로 피소됐습니다.

영화 홍보 기간, 싱어 감독의 부재는 화제가 아니었습니다. 배우들은 그에 대해 말하길 꺼렸죠. 하지만 이제 라미 말렉은 언론에 싱어 감독에 대해 입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싱어 감독과 함께 일한 것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말렉은 그 당시 싱어 감독의 혐의에 대해 “알지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아는 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감독자로 정해지기 전, 저는 이미 배역에 고려되고 있었습니다.” 말렉은 최근 로스앤젤레스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2019년 1월 6일(현지시간) 제7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라미 말렉(중앙)과 ‘퀸’의 브라이언 메이, 로저 테일러. 사진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그래서 저는 약 1년 정도 미리 준비했는데, 브라이언에 대해 많이 알지 못했습니다. 그 주장과 일들이, 당신이 믿을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내가 알지 못했던 것들이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누가 알겠어요. 하지만, 제 생각엔 우리 앞길에 던져진 모든 것을 인내할 방법을 찾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는 싱어 감독 사태에도 관객들이 여전히 이 영화를 즐길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저는 관객들이 싱어 감독이 영화사로부터 해고됐다는 걸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왜 그들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관점에서 볼 수 있는 무언가가 될 수 있어요. 저는 절대 (주인공인 록그룹 ‘퀸’의 보컬) 프레디의 이야기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아요.”

사실 ‘보헤미안 랩소디’ 촬영 기간, 라미 말렉은 브라이언 싱어 감독과 한바탕 싸운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싱어 감독이 촬영장에 자주 지각하거나 나타나지 않아 주연배우인 말렉이 분노했고, 언쟁도중 싱어가 장비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싱어 감독은 추수감사절 이후 촬영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해고됐습니다.

말렉은 촬영장 충돌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세트장에서 예술적인 관점의 차이가 있었다고만 말했습니다. 그는 엠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우린 분명 예술적 차이가 있었습니다. 제가 하고 싶었던 것은 프레디를 존경하고 그가 누구였는지에 대한 몇 가지 측면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사진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싱어 감독은 최근 더 궁지에 몰렸습니다. 10대 미성년자 소년들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폭로가 22일 나온 것입니다. 피해자 4명은 브라이언 싱어가 1990년대 후반, 당시 자신들이 10대일 때 그와 성적인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싱어 감독은 성명을 내고 즉각 부인했습니다. “나는 돈이나 관심을 위해 기꺼이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허위라고 밝히고 소송하는 것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습니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관심을 받자 동성애 혐오가 시기를 맞춰 나오는 것도 놀랍지 않습니다.”

하지만 ‘엑스맨’ 시리즈와 ‘슈퍼맨 리턴즈’를 연출했던 싱어 감독이 당분간 영화계에 복귀하는 일은 어려워 보입니다.

한편, ‘보헤미안 랩소디’는 지난해 10월 국내 개봉한 뒤 두 달 만에 관객 900만 명을 넘기고, 최근에는 1000만 관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역대 개봉 외화 흥행 6위입니다.

또한, 지난 제7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작품상, 남우주연상까지 2관왕을 차지한데 이어,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부터 남우주연상, 편집상, 음향믹싱상, 음향편집상까지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될 정도로 작품성까지 인정받았습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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