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가 차기 총기난사범 같아” 말에 테러모의 사전에 적발

최현정 기자
최현정 기자2019-01-24 1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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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빈센트 베트로마일(19), 앤드류 크라이셀(18), 브라이언 콜라네리(20)
미국 뉴욕에 있는 학교에서 점심시간에 친구끼리 나눈 대화가 단서가 돼 이슬람 커뮤니티를 겨냥한 끔찍한 테러가 사전에 발각됐다.

1월 23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뉴욕 북쪽에 위치한 이슬람 커뮤니티 ‘이슬람버그(Islamberg)’를 공격하기 위해 폭탄과 총기를 소지한 혐의로 10대 후반에서 20세까지의 남성 네 명이 기소됐다고 전했다.



뉴욕주 먼로 카운티 그리스 마을에 있는 16세 소년의 집에서 화약과 볼 베어링, 못으로 가득 찬 폭탄이 세 개나 발견됐다. 형사들은 23개의 총기류도 압수했다. 네 사람은 이슬람 공동체를 목표로 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4명 중 16세 소년을 제외한 3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앤드류 크라이셀(Andrew Crysel‧18), 빈센트 베트로마일(Vincent Vetromile·19), 브라이언 콜라네리(Brian Colaneri, 20)는 총기불법소지 및 범죄모의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기사와 직접관련 없는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패트릭 펠란 경찰 대변인은 “그들이 계획을 세웠다. 만약 이 음모를 실행했다면, 사람들이 죽는 일이 벌어졌을 것.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을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사실 경찰은 아주 작은 대화에서 단서를 잡고 수사를 진행했다. 그리스 오디세이 아카데미(Greece Odyssey Academy)라는 6학년에서 12학년이 다니는 학교 점심시간, 16세 소년이 동급생들에게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어떤 학생 사진을 자랑하듯 보여주며 “얘가 다음 학교 총기 난사범(next school shooter)처럼 보여, 그렇지 않니?”라고 말했다.

‘학교 총기난사범’이라는 말에 놀란 다른 학생이 학교에 신고했고,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지난해 5월 텍사스주 산타페 고교에서 17세 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10명이 사망하는 등 총기난사 사건이 이어지자 학생들은 대처법을 꾸준히 교육받고 있었다.

경찰은 휴대전화 주인인 16세 학생과 사진에 나온 학생을 둘 다 조사했다. 이후 16세 학생과 콜래너리 등 총 4명을 체포했다. 이들 4명의 정확한 관계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16세 학생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과거 보이스카우트 활동을 함께 했다고 한다.  


휴대전화 사진 속 학생은 이번 테러 모의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대변인은 “처음 어른에게 점심 대화를 말한 아이 덕분에 사람들의 생명을 구했다”라고 칭찬했다.

4명이 테러 목표로 삼은 이슬람 버그는 파키스탄 성직자 셰이크 무바닉 길라니 추종자들이 1980년대 만든 이슬람 공동체이다. 뉴욕시의 혼잡과 범죄에서 벗어나려고 이들은 시골 지역으로 이주했다. 현재 약 200명의 사람이 이 지역에 살고 있다. 한때 이곳이 폭력적인 지하드 훈련소라는 음모론이 제기됐지만, 이웃 주민들은 그들은 평화로운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뉴욕 경찰 역시 “여기 사는 사람들은 미국 시민들이고 여기서 30년 이상 살았다. 그들은 공동체 안과 밖에서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라며 “여기엔 문제가 없다”라고 AP통신에 말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