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혹시 치매 위험? 침 한방울 검사로 95% 예측해낸다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1-24 09: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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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팔자(八字)이니 받아들여야 한다.’

치매에 대한 가장 큰 오해다. 실제론 치매를 일찍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면 진행을 늦추거나 멈추는 것까지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치매환자는 급증해 5년 뒤에는 1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국책연구단이 치매 조기 발견을 위해 간단한 타액 검사만으로 치매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 2일 내에 95% 정확도로 치매 예측

조선대 치매국책연구단은 “기존 치매 유전자(DNA) 검사의 정확도를 대폭 높인 새로운 검사법을 개발해 2018년 12월 국내 특허를 획득했다”고 1월 23일 밝혔다. 침을 뱉거나 입안 세포를 면봉으로 긁어내 DNA를 채취한 후 분석하는 간단한 검사만으로도 이틀 안에 95%의 정확도로 알츠하이머성 치매 위험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 수 있는 방식이다.


현재 국내외 의료기관이 쓰는 치매 검사법은 DNA 속 아포지질단백(ApoE)이 e2, e3, e4 등 세 가지 형태 중에서 어떤 것인지를 검사기를 통해 가려내는 방식이다. 이 중에서 e4 유전자가 치매를 유발한다. 다만 이 방식만으론 정확도가 70% 수준이다. 더구나 똑같이 e4 유전자를 갖고 있어도 실제 치매 발병 위험도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까지 실시해야 치매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이에 연구단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e4 유전자가 T형과 G형의 두 가지 변이를 나타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연구단이 보유한 유전체 빅데이터 4만여 명분과 대조해보니 T형 유전변이를 지닌 사람은 95%의 확률로 알츠하이머성 치매 증세를 보였고, 그 발병 위험이 G형의 2.5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검사법이 ‘설탕과 소금’을 구별하는 수준이었다면, 새 방식은 소금이 ‘암염인지 천일염인지’ 솎아내는 것에 비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을 비롯한 동아시아인은 이번에 밝혀낸 T형 변이를 서양인보다 더 많이 지니고 있어, 치매 발병 위험이 2배 이상으로 높다는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 조기진단·치료가 치매 부담 해결책


연구단은 올 상반기 광주 치매예방센터에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새 검사법을 통한 치매 검사를 시범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연구단이 기존에 개발한 MRI 기반 치매 조기진단 지원 소프트웨어 ‘뉴로아이’(본보 2017년 6월 5일자 A1·2면)와 결합하면 치매 위험을 거의 완벽히 예측할 수 있다는 게 연구단의 설명이다.

이런 검사를 거쳐 치매 위험군으로 분류되면 뇌 속에 베타아밀로이드 등 치매 유발 물질이 쌓이지 않게 해주는 의약품을 조기에 투약하는 등의 방식으로 치매의 진행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올해 81만3000명인 60세 이상 치매 환자는 2024년 100만 명을 돌파해 2030년 139만4000명, 2040년 22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60세 이상 인구 중 치매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올해 7.2%에서 2030년 8.1%, 2040년 10.5% 등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조선대 이건호 치매국책연구단장(의생명과학과 교수)은 “한국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2026년 이전에 치매 부담을 대폭 줄일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