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달린 채소’ 묻는 일본의 기괴한 수능 영어시험이 밈이 되다

최현정 기자
최현정 기자2019-01-23 13:32:19
공유하기 닫기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일본 대다수 대학은 센터 시험이라고 하는 표준화된 시험에 의존합니다. 매년 1월 실시하는 센터 시험은 다양한 과목에서 학생들의 학업 숙련도를 평가하는데요. 우리로 치면 수능시험, 미국으로 치면 SAT와 비슷합니다. 

지난 1월 19일, 일본에서는 센터 시험이 있었습니다. 고사장에 앉은 학생들은 영어 이해력을 측정하는 듣기평가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영어 객관식 답안지에 의인화된 과일과 채소가 그려져 있을 줄은 몰랐죠.



듣기 평가 첫 문항에서는 두 사람 간의 대화를 다음과 같이 다루었습니다.
A : We need an idea for a new cartoon character. (새로운 만화 캐릭터를 위한 아이디어가 필요해요.)
B : I agree. How about a vegetable? (동의합니다. 채소는 어때요?)
A : That sounds OK. But, for a stronger impact, give it wings to fly. (괜찮아요. 하지만, 더 강한 충격을 위해, 날 수 있는 날개를 달아 주세요.)
B : Good idea. (좋은 생각이에요.)




어떤 면에서는 그렇게 괴상한 지문은 아닙니다. 어휘는 모두 꽤 유용하고 실용적입니다. 수험생들은 채소와 날개라는 단서에 맞춰 답을 선택하면 될 것입니다.


센터 시험이 모두 끝나고 시험지 지문에 있던 삽화는 화제가 됐습니다.




이중 정답인 당근맨은 일본 소셜미디어에서 인기 밈(meme)이 됐습니다. 밈은 인터넷상에 재미난 말을 적어 넣어서 다시 포스팅한 그림이나 사진을 말합니다.




다른 예술가들은 삽화 네 개를 모두 뮤즈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와일드한 애플맨과 이두박근 오이맨, 포도송이맨이 생겨났습니다. 이들에게 “센터 시험계 사대천황”, “센터 시험의 사총사”라는 별명도 생겨났습니다.





시험은 평범하지 않지만, 문제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출제 위원들은 학생들에게 웃음을 주고 나머지 시험 동안 긴장을 풀게 하려고 이런 문제를 낸 건 아닐까요.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