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 성차별 가족호칭 얘기 나눠보세요”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1-23 09: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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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9일자 A2면.
“결혼하지 않은 남편의 남동생을 ‘도련님’ 대신 ‘부남(夫男)’으로, 남편의 여동생을 ‘아가씨’ 대신 ‘부제(夫弟)’로 바꿔 부르면 어떨까요?”

이번 설 연휴에는 그동안 당연하게 여긴 성차별적 가족 호칭에 대한 이야기가 명절 밥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여성가족부는 이달 28일부터 4주간 불평등한 가족 호칭을 바꾸기 위한 대국민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다고 1월 21일 밝혔다.



설문조사는 국민권익위원회 등을 통해 진행한다. 성차별적 가족 호칭은 어떤 게 있고, 어떻게 바꾸면 좋을지, 바꿔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물을 계획이다. 김숙자 여가부 가족정책과장은 “이번 설에는 가족이 모여 불합리한 호칭 문제를 터놓고 얘기하는 자리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2018년 4월 ‘새로 쓰는 우리 예절 신예기(新禮記)―어색한 친인척 호칭’ 편에서 남편의 가족은 높이고, 아내의 가족은 하대하는 호칭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여가부는 가족 호칭 개선을 ‘3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에 반영하고 올 상반기에 최종 권고안을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개선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가부는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호칭 개선에 대한 찬반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를 3월에 연다. 이후 국립국어원과 학계 의견을 종합해 ‘가정의 달’인 5월에 최종 권고안을 낼 계획이다.


2018년 11월 권익위와 국립국어원의 설문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9명(86.8%)은 ‘도련님’ ‘서방님’ ‘아가씨’처럼 남편의 형제들만 높이는 호칭을 바꿔야 한다고 응답했다. 여성(93.6%)은 물론 남성도 절반 이상(56.8%)이 호칭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 기존 호칭의 대안으로 아내의 동생을 ‘처남’ ‘처제’로 부르는 것처럼 남편의 동생도 ‘부남’ ‘부제’로 부르자는 의견(58.1%·복수응답)이 가장 많았다. ‘○○ 씨’로 통일하자는 의견(53.9%)도 적지 않았다. 시댁처럼 ‘처가’를 ‘처댁’으로 높여 부르자는 질문에도 87.4%가 찬성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