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3.7배로… 지하엔 GTX 복합역사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1-22 09: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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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광화문광장 국제설계공모 최종 당선작 ‘Deep Surface’ 투시도. 현재 세종문화회관과 광화문광장 사이 5차로가 이어지며 광장이 넓어졌다. 서울시는 동상 이전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시 제공
서울 광화문광장을 보행자 친화적으로 바꾼 설계안이 확정됐다. 지하에도 광장이 생긴다. 설계안은 랜드마크 역할을 하던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동상 이전을 담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은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박 시장은 21일 광화문광장 국제설계공모 당선작으로 CA조경기술사사무소(대표 진양교)와 유신엔지니어링, 김영민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가 참여한 ‘Deep Surface(깊은 표면·과거와 미래를 깨우다)’를 발표했다. 서울시는 “역사성과 시민성, 보행성이라는 3개 축을 회복하는 방향에 맞춰 심사했다”고 결정 배경을 밝혔다.



당선작은 지난해 4월 서울시가 발표한 광화문광장 조성 기본계획을 토대로 했다.

광화문광장 규모는 현재 1만8840m²에서 6만9300m²로 3.7배로 늘어난다. 광화문 앞을 지나는 사직로와 율곡로를 우회시킨 공간에는 역사광장(약 3만6000m²)이 들어서고 세종문화회관 쪽 세종대로 절반을 광화문광장과 합쳐 시민광장(약 2만4000m²)을 만든다. 바닥 일부에는 조명을 설치해 야간에 켜지면 글자를 형상화하도록 했다. 종묘 마당의 박석(薄石)포장을 재현하듯 가로세로 0.9m의 화강암 판석에 다양한 둥근 패턴을 넣고 일부는 빛을 발하도록 해 촛불집회를 형상화한다는 취지다.

왕복 10차로인 세종대로는 미국대사관 쪽 왕복 6차로로 좁아진다. 역사광장에는 조선시대 월대(月臺·궁궐의 중요한 건물 앞에 놓이는 넓은 대)와 의정부 터를 복원한다. 서울시는 “일제강점기 훼손된 월대를 내년부터 발굴, 조사할 수 있도록 문화재청과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당선작은 경복궁과 북악산이 막힘없이 보이도록 세종대왕상과 이순신 장군 동상을 각각 세종문화회관 옆과 정부서울청사 앞으로 옮긴다고 제안했다. 공모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은 “심사위원들도 이순신 장군상은 역사성이 있으니 존치하고 세종대왕상은 위치나 크기에 논란이 있어 이전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시민의 관심이 커서 설계자나 심사위원 의견대로 진행될 부분은 아니다. 연말까지 공론을 거쳐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하 광장은 역사광장 밑에서부터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을 지나 지하철 1, 2호선 시청역과 서울시청까지의 350m 구간에 1만 m² 규모로 들어선다. 콘서트, 전시회 등이 연중 열리는 휴식, 문화, 교육, 체험 시설을 설치한다는 구상이다. 지하 광장이 완성되면 광화문부터 시청, 을지로 그리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까지 걸을 수 있는 4km 지하 보행 네트워크가 완성된다. 지하 광장은 역사광장 초입부에서 지상과 연결되며 콘서트와 전시회 같은 문화 행사가 열린다.

새 광화문광장 건설은 내년에 착공해 2021년 준공할 계획이다. 예산은 시비와 국비를 합쳐 1040억 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남쪽 끝에 있는 세월호 추모 천막 철거와 관련해 추모 공간 등 대안을 염두에 두고 유족들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설계안 발표와 아울러 서울시는 수도권 서북부와 동남부를 연결하는 GTX-A(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파주 운정∼서울∼화성 동탄)의 광화문 복합역사를 광화문 사거리 부근 지하에 신설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하철 1, 2, 5호선과 GTX-A는 물론 노선과 선로를 공유하는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용산∼고양 삼송)까지 모두 5개 노선이 환승하는 초대형 역이다. 박 시장은 “강남·북 균형 발전을 앞당기는 결정적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연내 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국토교통부, 민간사업자와 계속 협의하겠다”고 했다. 국토부는 서울시가 건설비와 운영손실 보전비용까지 부담하면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합역사 신설에는 약 1000억 원이 들 것으로 서울시는 추산하고 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