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없는 20∼40대, 설연휴 해외여행 가기전 예방접종을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1-22 09:26:01
공유하기 닫기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불안합니다. 홍역은 사라진 후진국 병이라는데…. 왜 지금 유행하나요?”

대구, 경기에 이어 서울, 전남에서도 홍역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21일 확인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2018년) 12월 대구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뒤 지금까지 홍역 환자는 총 30명이나 된다. 보건당국은 지난해 말, 올해 초에 급증한 해외여행객을 통해 바이러스가 국내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여행이 크게 늘어날 설 연휴를 앞두고 예방접종 등 주의가 당부된다. 홍역에 대한 궁금증을 Q&A로 정리했다.



Q. 후진국병 ‘홍역’은 왜 확산되나?

A. 한국 정부는 2006년 홍역 퇴치를 선언했다.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홍역 퇴치국가’로 인증도 받았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이 국내에서 생긴 홍역 바이러스에 환자가 없다는 의미일 뿐이지 홍역 환자가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해외여행이 늘면서 홍역 환자는 매년 꾸준히 나오고 있다. 2014년엔 홍역 환자가 442명이나 나왔다. 모두 해외에서 들어온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였다. 이번 홍역 환자 30명도 해외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홍역 유행이 장기화되면 ‘한국산 바이러스’가 생길 수도 있다.

Q. 해외여행 때 특별히 주의해야 하는 국가가 있나?


A. 이번에 홍역에 걸린 환자들은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를 방문했다가 그 나라에서 전염이 됐거나, 이 국가들을 다녀오면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과 국내에서 접촉해 감염된 경우다. 현재 아시아 지역은 중국, 말레이시아, 대만, 일본에서도 홍역이 유행 중이다. 또 유럽이라고 안심해선 안 된다. 유럽 선진국을 중심으로 ‘홍역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백신 거부운동이 일었다. 유럽 예방접종률은 한국(98%)보다 낮은 85%다. 질병관리본부는 “루마니아,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우크라이나, 러시아에서 홍역이 유행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Q. 설 연휴에 해외여행을 가는데 지금 예방접종을 해도 효과가 있나?

A. 예방접종 후 2, 3주가 지나야 항체가 생긴다. 해외로 출국하기 최소 4주 전에 예방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설 연휴까지 열흘가량 남아 시간 여유가 없지만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하는 게 좋다. 다만 1967년 이전 출생자와 생후 5개월 이하 영아는 맞을 필요가 없다. 임신부는 절대 접종하면 안 된다.

Q. 유행지역 거주자인데 예방접종을 해야 하나?

A. 예방접종 효과가 없는 생후 5개월 이하 영아와 1967년 이전 출생자가 아니라면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홍역은 두 차례 예방접종을 하면 평생 걸리지 않을 수 있다. 보건당국이 권고하는 표준 접종 일정은 생후 12∼15개월 때와 만 4∼6세 때 각각 1회씩이다. 다만 대구, 경북 경산, 경기 안산 등 유행지역 3곳에 거주한다면 표준 접종 일정보다 먼저 접종을 하는 게 좋다. 생후 6∼11개월은 1회만 맞고, 생후 12개월부터는 최소 4주 간격을 두고 두 번 접종해야 한다. 생후 6개월부터 만 12세(2006년 1월 1일 이후 출생아)까지는 접종비가 무료다.




Q. 성인은 예방접종을 하지 않아도 되나?

A. 1968년 이후 태어났다면 예방접종을 하는 게 좋다. 특히 20∼40대가 국내에서 홍역에 가장 취약한 세대다. 홍역 항체는 한번 홍역을 앓았거나 두 차례 예방접종을 하면 생긴다. 1967년 이전 태어난 50대는 어릴 적 홍역을 앓아 자연 면역을 갖고 있다. 국내에서 두 차례 예방접종이 시행된 건 1997년이다. 1968∼1996년 출생자는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거나 한 번만 받았다. 과거에는 홍역 백신의 냉장 보관이 제대로 되지 않아 한 번 접종했더라도 약효가 떨어질 수 있다. 예방접종은 최소 4주 간격을 두고 해야 한다.

Q. 홍역이 전국으로 대유행하나?

A. 대유행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판단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대구, 경북 경산, 경기 안산 등 3곳을 홍역 유행지역으로 지정했다. 다만 전국적 확산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 대구, 경산과 안산에서 홍역 환자는 각각 17명, 9명이 발생했지만 두 지역의 환자가 걸린 홍역 바이러스 유전자형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경로로 홍역에 감염됐다는 의미다. 경기 시흥에서도 환자 1명이 나왔지만 안산 환자와 접촉해 감염됐기 때문에 유행지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서울, 경기 안양, 전남 신안에서도 각각 환자가 1명씩 나왔지만 추가 환자가 없어 유행지역에서 빠졌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