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 전미정, 연습 삼아 뛰었다 ‘덜컥 우승’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1-21 11:4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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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투어에서 16년 만에 다시 우승한 전미정(37·오른쪽)이 4라운드 동반자였던 후배 김아림(24)의 축하 물세례를 받은 뒤 활짝 웃고 있다. KLPGA 제공
다른 두 명과 공동 선두였던 18번홀(파5). 전미정(37)의 3.5m 버디 퍼팅이 컵 안으로 사라졌다. 좀처럼 표정 변화가 없던 그의 얼굴에 비로소 미소가 퍼졌다. 전미정이 16년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우승 트로피를 다시 안는 순간이었다.

일본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미정이 20일 대만 가오슝의 신이GC(파72)에서 열린 2019년 KLPGA투어 첫 대회인 대만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후반에만 버디 3개를 집중시키며 이븐파 72타를 쳐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했다. 공동 2위 김민선과 짜이페이잉(대만)을 1타 차로 제쳐 2003년 6월 27일 파라다이스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5686일 만에 KLPGA투어 통산 세 번째 타이틀을 안았다. 이로써 그는 KLPGA투어에서 가장 오랜 기간 만에 우승을 추가하는 진기록도 남겼다.



그의 우승은 역대 5번째 고령 챔피언 기록이다. 최고령 우승 기록은 2002년 구옥희가 마주앙오픈에서 세운 45세 8개월 3일이다.

2002년 KLPGA투어에 데뷔한 전미정은 2005년부터 뛰어든 일본투어에서 통산 25승을 거두며 2012년에는 일본투어 상금왕에 올랐다.

전미정은 “지난해 무관에 그쳐 많이 힘들었다. 2019년 첫 대회를 우승으로 시작해 기쁘다. 믿어지지 않는다. 전반에 3타를 잃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7년 11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이후 처음 KLPGA투어에 나선 그는 큰 부담 없이 연습 삼아 출전했다고 했다. 새 시즌을 맞아 바꾸려는 공을 실전에서 테스트할 겸 날씨도 좋고 음식도 맛있는 대만도 찾을 겸 출전 신청을 한 것. 덜컥 우승까지 한 그는 16만 달러(약 1억796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공동 선두로 출발한 전미정은 8번홀(파5)에서 티샷 실수로 5온 2퍼트로 더블보기를 한 뒤 9번홀(파4)에서 한 타를 더 잃었다. 하지만 후반 들어 11, 12번홀 연속 버디를 낚은 뒤 18번홀에서 결정적인 버디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돼지띠 동갑내기 김민선과 김아림(공동 4위)은 새해 첫 대회를 상위권으로 마무리하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