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밀려난 로봇… 로봇호텔, 대규모 ‘로봇 해고’ 사태

황지혜 기자
황지혜 기자2019-01-18 18: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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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나호텔 홈페이지
250대 가량의 로봇이 직원으로 근무하던 일본 헨나호텔(変なホテル)에 대규모 해고 바람이 불었다. 로봇에 사람이 밀려난 것이 아니라, 로봇 대신 다시 사람이 자리를 차지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지난 1월 14일(현지시간) 세계 최초의 로봇 호텔인 헨나호텔이 243대의 로봇 직원 중 절반을 해고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5년 나가사키 하우스텐보스에 처음 문을 연 헨나호텔은 현재 도쿄를 포함 16개 지역에 지점을 갖고 있다.

처음에는 체크인 등을 위한 80여대의 로봇만이 존재했지만 지금은 그 수와 활용처도 늘었다. 이번 해고 사태 이전까지 헨나호텔은 프론트데스크의 안내 로봇, 객실의 개인 컨시어지 로봇과 강아지 로봇, 로비에서 피아노를 치는 로봇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는 243대의 로봇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헨나호텔은 로봇 직원의 서비스에 대한 고객 항의 때문에 해고를 결정했다.


충전, 방전 때문에 갑자기 로봇 작동이 중지되는 건 사소한 문제였다.

체크인 담당 로봇은 여권 스캔 오류를 일으키는 일이 잦았고, 고객 항의에 사람 직원이 나서 업무를 대신하곤 했다.

벨보이 역할을 하는 로봇은 충돌 사고와 소음 문제가 있었다. 100개나 되는 객실에 고객이 가득한 날은 로봇만으로는 짐 가방을 모두 옮기기도 힘들었다.

개인 컨시어지 서비스 목적으로 객실에 설치된 로봇 ‘추리(Churi)’는 고객들의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을 하지도 못했다. “근처 테마파크 개장 시간이 몇 시야?” 같은 질문에도 추리는 답하지 못했다. 알렉사나 시리 같은 AI 음성인식 비서에 익숙해져 있던 고객들은 불편함을 느꼈다.

한 고객은 코골이를 명령어로 잘못 인식한 추리가 한밤중에 말을 걸어오는 바람에 잠을 설쳤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결국 생산성 향상과 고객 편의를 위해 도입된 로봇이 사람이 처리해야 할 더 많은 일을 만들고 고객의 불만만 키운 셈이다.

외신은 헨나호텔이 화제가 된 이후 로봇을 직원으로 ‘고용’한 미국, 중국의 몇몇 호텔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