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인 마약사범에 사형선고… 中, 화웨이 사태 보복?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1-17 09: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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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중국 법원이 재심에서 애초 15년형을 받았던 캐나다인 마약 사범에게 사형을 선고하자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을 체포한 캐나다에 보복하기 위해 자국 법률을 임의로 적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 중급인민법원은 1월 14일 캐나다인 로이드 셸런버그에게 마약 밀매 혐의로 사형을 선고했다. 1심에서 15년형을 받고 복역하던 셸런버그는 2018년 11월 20일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했다. 그동안 2018년 12월 1일 멍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당시 중국 일부 매체는 “중국의 보복은 캐나다인 1명을 체포하는 것보다 훨씬 매서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후 중국과 캐나다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됐고 중국은 캐나다인 2명을 국가안보 위해를 이유로 억류했다. 랴오닝성 고등법원에서 열린 셸런버그의 항소 재판은 이례적으로 2018년 12월 29일 외신에 공개됐다. 중국 검찰은 사건을 다롄 중급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중국의 새해 연휴가 3일간 이어진 점을 고려할 때 이례적인 빠른 속도로 불과 10여 일 만에 재판이 다시 열렸고 셸런버그는 종범에서 주범으로 신분이 바뀌었다. 1심에서 받았던 15년형은 재심에서 사형 및 전 재산 몰수로 뒤집혔다.

중국 법률 전문가 사이에서도 “새로운 범죄 사실이 분명히 드러나지 않은 이상 항소한 피고인에 대해 형을 추가하지 않는다”는 법률 원칙을 어긴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셸런버그의 변호인은 “검찰이 보충해 기소한 범죄 사실은 새로운 범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소셜미디어에는 판결을 비판한 ‘허웨이팡(賀衛方)’이라는 법학자의 글이 나돌고 있다. 그는 “국가에서 행정 관료가 잘못 결정할 수 있고, 외교관이 눈 뜨고 거짓말할 수 있다. 하지만 사법기구가 외부 간섭에 굴복해 광대극처럼 법을 가지고 논다면 이는 정말 절망적이고 위험한 지경”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국제라디오방송(RFI) 중문판은 1월 16일 “캐나다를 압박하기 위한 중국의 ‘인질외교’가 ‘사형외교’로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홍콩 펑황(鳳凰)TV는 이날 “셸런버그가 종범이 아니라 주범이라는 사실이 통화 기록에서 새로 확인됐다”고 했다. 중화권 매체들은 그가 캐나다에서 마약 판매 전과가 있다는 사실도 부각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중국이 독단적으로 사형선고를 내렸다”고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는 정례 브리핑에서 “법 앞에 모두 평등한 것이 진정한 법치”라며 “캐나다의 주장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양국은 서로 상대 국가에 대한 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