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금괴 밀수범에 1조3000억 벌금… 납입 못하면 일당 13억짜리 황제노역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1-16 10: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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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2조 원이 넘는 금괴를 해외로 밀반송한 혐의의 피고인들에게 법원이 1조 원대 벌금을 부과했다.

부산지법 제5형사부(최환 부장판사)는 1월 15일 홍콩에서 사들인 금괴를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맡겨 국내 공항을 경유해 일본으로 몰래 빼돌린 혐의(관세법 위반 등)로 밀수조직 총책 윤모 씨(55)에게 징역 5년을, 운반조직 총책 양모 씨(47)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두 사람에게 각각 벌금 1조3338억 원, 1조3247억 원과 추징금 2조102억 원을 선고했다. 운반조직 총괄 김모 씨(49)에게도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1조1829억 원, 추징금 1조7950억 원을 선고했다.

1조 원 넘는 벌금은 국내 재판 사상 단일 사건에 내린 벌금으로는 최대 액수다. 추징금도 분식회계 등 혐의로 추징금 약 23조 원이 선고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윤 씨 등은 2014년 일본 소비세가 5%에서 8%로 올라 현지 금 시세가 급등하자 홍콩에서 금괴를 사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빼돌리는 수법으로 시세차익을 노렸다. 일본이 홍콩에서 바로 오는 승객에 대해 금괴 밀수 단속을 강화하자 국내 세관의 단속이 미치지 않는 인천공항과 김해공항 환승구역에서 한국인 여행객에게 금괴를 넘기는 수법을 썼다. 2016년에만 연인원 5000명이 넘는 한국인이 항공료를 내주겠다는 이들의 꾐에 빠져 밀수에 동원됐다.


이 같은 방식으로 1년 6개월간 시가 2조 원 규모의 금괴 4만321개를 빼돌려 400억 원대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피고인들은 현재 벌금을 낼 여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벌금을 납입하지 않으면 노역장에 유치된다. 법원 관계자는 “형법상 벌금 50억 원 이상이면 최장 3년까지 노역장에 유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만약 이들의 형이 확정돼 벌금을 내지 못해 3년간 노역에 처해진다면 하루 일당 13억 원에 이르는 ‘황제 노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