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女 2명 중 1명 “나는 페미니스트”…男은 10명 중 1명

toystory@donga.com2019-01-15 14: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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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정책연구원 자료 제공
20대 여성 2명 중 1명이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20·30세대의 성평등 현안에 대한 인식에 주목하여 ‘한국사회의 성평등 현안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조사는 전국 만 19~29세 남녀를 대상으로 지난해 7월과 11월 실시했다. 전화조사에 7월에는 1004명, 11월에는 1015명이 참여했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페미니스트다'라고 응답한 여성은 7월 48.9%, 11월 42.7%로 집계됐다. 남성은 7월 14.6%, 11월 10.3%가 페미니스트라고 답했다.

11월 조사에서 수치가 다소 줄었지만 여성은 10명 중 4~5명, 남성은 10명 중 1명 이상이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응답한 셈이다.

이는 최근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하는 페미니즘 운동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정체성으로 확장돼 나타날 뿐 아니라 20대의 가치관, 삶의 기획, 정치적 욕구를 검토하는데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미투운동을 지지하는 여성은 7월 88.8%, 11월 80.2%로 10명 중 8명 정도의 고정된 지지층이 있음이 확인됐다. 남성 역시 7월 56.5%, 11월 43.6%로, 10명 중 5명은 미투운동을 지지하고 있었다.





ⓒGettyImagesBank
20대 여성들은 미투운동을 통해 성희롱, 성차별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면서 남성에 비해 높은 지지도를 보였고 시간의 흐름에도 낮은 하락폭을 보이며 높은 절대 지지도를 보였다. 한편 여성에 비해 지지율은 낮고 하락폭은 조금 더 크지만 20대 남성 중 절반가량이 미투운동을 지지하는 것은, 미투운동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크게 확보돼 있었음을 의미한다.

'우리사회 성차별 문제에 대한 관심 있다'라고 응답한 20대 여성은 7월 81.5%, 11월 79.4%, 20대 남성의 경우 7월 71.3%에서 11월 68.2%로 조사됐다.

20대 여성과 남성 모두 각각 2.1%p, 3.1%p 하락했지만 10명 중 7-8명이 우리사회의 성차별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은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생활에서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차별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20대 여성의 경우 7월 79.3%, 11월 73.5%, 20대 남성의 경우 7월 42.6%, 11월 33.1%로 조사됐다.

'우리사회의 여성혐오가 심각하다'라고 인식하는 비율 역시 20대 여성 10명 중 7명, 20대 남성 10명 중 3명이었다. 20대 여성은 7월 70.4%에서 11월 69.4%로 1%p 하락했고, 20대 남성은 7월 27.9%에서 11월 28.5%로 0.6%p 증가했다.

홍대 불법촬영 편파수사에 대한 규탄 시위('혜화역 시위')에 대해 여성 중 57.6%, 남성 중 15.0%가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스러움에 대한 고정관념을 거부하는 탈코르셋 운동에 대해 여성 중 56.3%, 남성 중 19.1%가 지지하는 것으로 기록됐다.

권인숙 원장은 "각종 젠더 이슈에 분명 여성과 남성의 차이가 크고, 7월에 비해 11월의 조사결과 남성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어 이 의미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그러나 이슈에 따라 30~40% 남성들은 성차별 문제의 심각성에 동의하고 성평등 의제들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사회의 성불평등 문제를 풀어나갈 중심 동력으로서의 20대 여성과 남성에 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20대의 의식과 정책수요에 적극적으로 화답하는 실질적인 성평등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소정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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