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라마다호텔서 큰 불… 불 끄던 직원 1명 안타까운 죽음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1-15 09: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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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줘요” 창문에 매달린 투숙객들 1월 14일 오후 대형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19명이 부상한 충남 천안시 쌍용동 라마다앙코르호텔 건물 한편이 검은 연기로 덮여 있다.작은 사진은 이 호텔 투숙객 2명이 창틀에 매달려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천안=뉴시스·뉴스1
1월 14일 충남 천안의 한 대형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사고 사망자는 소방당국에 신고를 한 뒤 스스로 불을 끄려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불은 이날 오후 4시 56분경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 라마다앙코르호텔에서 났다. 이 불로 지하 1층에서 근무하던 시설관리팀 직원 김모 씨(50)가 숨지고 소방대원 4명을 포함한 19명이 화상을 입거나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검은 연기가 호텔과 주변 건물 등을 휘감으며 연기를 흡입한 피해자는 수십 명에 이른다.



이길영 천안서북소방서 화재대책과장은 “김 씨가 소방서에 신고를 하고 불을 끄려 했다”고 확인했다. 소방당국은 김 씨가 최초 신고자라고 밝혔다. 그 내용은 “지하 1층에 연기 차고 불꽃 보임”이라고 전했다.

화재 당시 김 씨를 목격한 일부 직원들은 “김 씨가 지하 1층에 있다가 지상 1층으로 올라와 화재 사실을 알리고 불을 끄기 위해 소화기를 갖고 내려갔다”고 전했다. 일부 다른 직원들은 “김 씨가 가스와 전기, 엘리베이터 운행 등을 차단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큰 불길이 잡히자 구조대를 각층 객실 등으로 보내 수색을 벌였지만 지하 1층은 화기가 강해 한동안 접근하지 못했다. 나중에서야 수색을 벌여 지하 1층 주차장 세탁실 주변에서 숨진 김 씨를 발견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중상자 3명 중 한 명은 심한 화상을 입고 의식을 잃어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화재 당시 이 호텔에는 투숙객 7명(7개 객실)과 직원 등 모두 50여 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한때 계단과 옥상 등지에서 구조 요청이 잇따라 구조대를 보내 모두 24명의 인명을 구했다고 밝혔다. 부상을 당해 입원한 소방대원들은 21층까지 계단을 오가면서 구조를 하다가 연기를 흡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은 주차장과 기계실, 중앙통제실 등이 있는 지하 1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서북소방서 관계자는 “정확한 발화지점은 좀 더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지하 1층이 마지막까지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로 화기가 가장 강했고 최초 접수된 화재 신고도 지하에서 검은 연기와 불길이 솟았다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천안과 경기 평택, 강원 등 6곳의 소방서에 비상을 걸어 소방차 64대, 소방대원 230명을 투입해 화재 진압에 나섰다. 이날 오후 5시 34분부터 대응 1, 2단계를 발령하고 호텔 앞에는 에어 매트리스를 설치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호텔 화재경보기가 울린 것은 확인됐으나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하 5층, 지상 21층, 객실 420실 규모의 이 호텔은 2018년 9월 문을 열었다. 천안시는 불이 나자 오후 5시 20분경 ‘라마다호텔 대형화재 발생으로 일봉산 사거리 주변 통제에 따른 우회 통행을 바란다’는 내용의 안전 안내 문자를 시민들에게 보냈다.

천안=지명훈 mhjee@donga.com / 김자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