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낳은 지 13년 만에 정자 제공자와 사랑에 빠지다

phoebe@donga.com2019-01-14 13: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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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셰어(왼쪽), 아론 롱(가운데), 그리고 앨리스 미켈. 출처=제시카 셰어
미국에서 정자 기증을 통해 태어나는 인구는 3만 5000에서 6000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생물학적 아이 아버지를 찾거나, 이복 형제자매를 찾고 싶은 사람은 ‘기증자 자녀 레지스트리’ 같은 웹사이트에 가입하기도 하죠.

하지만 시애틀에 사는 제시카 셰어(Jessica Share‧42) 씨는 딸 앨리스 마이켈(Alice Mikell‧13)의 탄생에 기여한 정자 제공자를 추적할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상한 운명이 그녀를 사랑스러운 미스테리의 남자 애런 롱(Aaron Long‧52) 씨에게로 이끌었습니다.

최근 피플지는 특이한 인연으로 맺어진 셰어 씨 가족을 소개했습니다. 셰어 씨는 “애런은 매우 개방적이고 상냥한 사람”이라며 “그를 알게 된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그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고 멋지다. 그를 찾게 되어 정말 고맙다”라고 피플에 말했습니다.

셰어 씨와 딸은 이제 애런 롱 씨와 그의 딸 마디(21)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마디 역시 정자 기증을 통해 태어났습니다. 가족은 또한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롱 씨의 또 다른 두 아이 브라이스(23), 에밀리(11)도 만났습니다.

3년 전인 2016년 마이켈이 자신의 가계도가 궁금하다며 할머니에게 ‘23앤드미(23andME)’ 키트를 사달라고 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키트는 사람의 23쌍 염색체 정보를 기반으로 유전자정보를 분석하는 상품입니다. 이를 통해 아이는 브라이스가 자신의 남자형제일 확률이 50%라는 결과를 얻었다. 브라이스는 이미 생물학적 아버지 롱 씨와 연락하고 있었습니다.



제시카 셰어(왼쪽), 아론 롱. 출처=제시카 셰어
브라이스를 통해 셰어 씨 모녀도 롱 씨와 소식이 닿았습니다. 우선 페이스북을 통해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아이들을 위한 파티에서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셰어 씨는 “전부터 그를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라며 “친숙함이 있었다. 우리 모두, 그리고 아이들은 마치 우리가 서로 영원히 알고 지낸 것처럼 잘 지낸다”라고 말했습니다.

처음에 셰어 씨는 롱 씨를 만나는 것을 주저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이를 우선에 놓고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셰어 씨는 “딸은 어린 시절에 대한 자신감이 넘치게 갖고 있다. 딸은 ‘난 내가 누군지 알아. 이것은 영향을 주지 않을 거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습니다.

롱 씨는 2007년 잠시 결혼생활을 했으나 곧 파경을 맞았다고 합니다.

이제 롱 씨는 셰어 씨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두 사람은 약 1년 반째 교제 중입니다. 결혼에 대해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셰어 씨는 “아이들이 계속 나타난다. 모두 10명의 아이들에 대해 알게 됐다. 주변 모두가 하는 질문은 우리가 ‘아이를 더 가질 것인가?’ 이다”라면서 “그는 마치 ‘난 너무 늙었어!’라고 펄쩍 뛰는 것 같다. 나도 임신을 다시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하지만 새로운 아이들은 계속 나타난다! 정말 재미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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