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미 “벌써 CF 두 편이나 찍어 부모님께 용돈도 드렸죠”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1-11 11: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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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크린 활약이 기대되는 배우 중 단연 첫 번째로 꼽히는 김다미. 2018년 영화 ‘마녀’ 한 편을 통해 관객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으며 각종 신인상을 휩쓸었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AND
■ ‘2019년 한국영화 유망주’ 김다미를 만나다

부모님 통장으로 출금 기록 딱! 뿌듯
받아본 상이라곤 개근상뿐이었는데
작년 상복 터져…아빠가 장식장까지
차기작 부담? 빨리 연기하고 싶을 뿐
액션도 ‘마녀2’선 더 잘할 수 있을 것




운도 실력이라 했다. 배우 김다미(24)는 실력도 있지만 운도 따르는 주인공이다. 2018년 영화계 화제의 인물이고, 가장 많은 트로피를 품에 안은 신인이다. 덕분에 2019년 한국영화를 이끌 유망주로 꼽는 데 이견이 없다. 영화 ‘마녀’를 통해 혜성처럼 나타난 이후 불과 7개월 동안 거둔 성과다. 새해에도 여운은 이어진다. 스포츠동아가 2018년 말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 소속 23개사 홍보마케터 1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김다미는 ‘2019년 한국영화 유망주’로 선정됐다. 절반에 가까운 51명의 마케터가 그를 꼽았다. “신인답지 않은 장악력”, “신선한 마스크”, “강렬한 존재감” 등 호평을 받았다. 분주한 연말연시 분위기가 한 걸음 지나간 1월 9일 오후. 서울 청담동에서 김다미와 마주앉았다. 새해 ‘여기자들의 수다’의 첫 주인공이다. 해사한 얼굴로 나타난 그는 한결 여유로워진 모습이었다. 웃음도 늘었다. 인터뷰 내내 시시각각 변화하는 표정은 온통 시선을 빼앗았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살아가고 싶다는 김다미의 이야기를 들었다.



-2018년에 받은 트로피가 몇 개나 되나.


“와! 다 세어보지 않아 모르겠다. (손가락을 펴고 수를 세다)잘 모르겠다. 아빠가 거실에 장식장을 마련해줘 그 안에 쭉 세워뒀다. 아빠가 작은 장식장을 사주셨는데 벌써 다 찼다. 하하! 집에 들어가면 거실 장식장부터 보이는데 기분이 좋긴 하다.”



-2018년을 돌아본다면.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나이 들어도 절대 잊지 못할 시간이다. 시상식에 서 본 것도 처음이고. 항상 꿈꿔온 연기로 상을 받은 것도 처음, 모든 게 처음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


“처음 시상식에 올랐을 때. 해외에서는 판타지아국제영화제, 국내에서는 부일영화상이었다. 눈물이 없는 편인데 막상 가니 갑자기 뭔가가 속에서 훅 올라왔다. 이름이 불려도 울지 않을 것 같았는데, 머릿속이 하얗게 됐다. 나중에 ‘왜 그랬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 ‘마녀’를 함께한 분들이 순간적으로 떠오르면서 이 자리에 있는 게 믿기지 않았다.”

-연말도 각별했을 텐데.

“사실 거의 집에만 있었다. 연초에 독감에까지 걸려서. 정말 건강의 중요성을 느끼면서 새해를 맞았다고 할까. 요즘 일상은 넷플릭스와 함께하는 하루다. 미드 ‘덱스터’에 완전히 빠져 있다. 시리즈가 워낙 많아서 보다 보면 하루가 훌쩍 간다.”



-영화 ‘마녀’는 지금껏 몇 번이나 봤나.


“음….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본다. 얼마 전 마카오 영화제에 가서 또 봤다. 지금까지 여섯 번 정도. 처음에는 너무 부끄러워서 보질 못했는데 이젠 일부러 찾아보기도 하고, 그땐 보이지 않았던 게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아, 왜 그렇게 연기했나 후회도 되고. 시간이 더 지나고 봐도 분명 부끄러울 거다.”

-왜 이처럼 인정받고 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나.

“그동안 자주 보던 얼굴이 아니라서? 신기해하는 것 아닐까. 궁금하기도 하고. 영화로 보여준 모습이 ‘마녀’뿐이다. 그 외엔 시상식이나 행사에 참석한 게 전부이니 왜 나를 좋아하는진 잘 모르겠다. 자윤(‘마녀’ 속 캐릭터)이가 시골에서 살 때 보여주는 소탈한 모습을 좋아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



-유명해진 김다미를 보고 친구들은 뭐라고 하나.

“얼마 전 친구가 찜질방에서 TV 보다가 내가 나오는 걸 보고 놀라서 사진 찍어 보냈더라. 신기하다고. 친구들은 ‘화면에 나오는 너와 우리가 아는 너는 너무 달라’ 그런 반응이다. 오빠도 그렇다. 내가 나오면 웃기만 한다. 그러면서도 SNS에는 내 사진 올려놨더라니까.”

영화 ‘마녀’에서의 김다미. 사진제공|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김다미는 인천대 공연예술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다닐 땐 학업에만 집중했다. 일부러 매니지먼트사를 찾지 않았고, 영화나 드라마 출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도 않았다. 실력을 쌓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서다. 졸업이 다가오면서 영화 오디션에 응시하기 시작해 얼마 지나지 않아 ‘마녀’의 주연 자리를 차지했다. 아무런 연기 경력도 없는 상태에서 오직 가능성과 잠재력을 인정받아 주연으로 발탁된 김다미는 순수한 소녀인 동시에 잔혹한 능력을 숨기고 살아온 인물의 이중성을 표현하며 신인답지 않은 실력과 카리스마를 과시했다. 대종상, 청룡상 신인상과 디렉터스컷 올해의 새로운 여자배우상, 캐나다 판타지아영화제 베스트여배우상 등을 휩쓸었다.



-학교 다닐 때도 상복 있는 편이었나.

“절대! 학교 다니면서 부모님께 상 받았다고 자랑한 적이 거의 없다. 받은 상이라면 출석 잘 해서 받은 개근상 정도? 하하! 성적도 딱 평균이었다. 그래서 상 받을 일이 없었지.”



-연기자가 되겠다는 결심은 언제 했나.

“어릴 때부터 꿈은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막연한 수준이었다. 진로를 정한 건 고등학교 2학년 때다. 입시 준비를 위해 그때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웠다.”



-어릴 때부터 재능이 남달랐던 편인가보다.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끼가 없다’는 거였다. 친구나 부모님께도 연기하고 싶다는 말조차 꺼내지 못했다. 나는 연기자가 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할까봐, 누가 꿈이 뭐냐고 물으면 다른 걸 이야기했다. 워낙 내성적인 성격이라 주변에서 ‘연기할 수 있겠느냐’고 걱정도 했고.”



-‘마녀’ 출연 전 무명의 신인으로 오디션도 많이 봤을 텐데.

“대학교 4학년 때부터 오디션을 봤다. 남들보다 횟수는 적은 편인데, 10번 정도? 떨어져도 상처는 받지 않았다. ‘지금 당장 안 돼도 개의치 말자’ 그런 마음이었다. 좀 더 길게 보자는 마음도 있었고.”

-첫 주연작이 크게 성공해 다음 선택에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겠다.

“불안한 마음은 없다. 다만 연기를 빨리하고 싶다. 힘든 만큼 재미도 있고, 느끼는 것도 많다. 빨리해야 하는 것 아닌가…, 급한 마음도 생기지만 여유를 가지려고 한다.”



-뭘 해보고 싶나.

“많지. 그 중에 고른다면 현실적인 이야기. 20대 중반인 지금 내 나이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 청춘물도 좋겠다.”



-영화계에서는 김고은, 박소담, 김태리를 잇는 유망주로 꼽고 있다. 그런 분위기가 느껴지나.

“처음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땐 나란히 거론되는 것만 해도 엄청난 일로 다가왔다. 멋있고 훌륭한 선배님들이지만 나도 그들처럼 나만의 길을 가고 싶다. 다른 시도와 도전도 하고 싶다. 급하지 않게, 천천히 길게 그 목표를 갖고 싶다.”

배우 김다미. 스포츠동아DB
김다미의 키는 170cm다. 유독 긴 팔다리를 가져서인지 ‘마녀’에서 펼친 액션연기는 더욱 눈길을 끌었다. 평소 운동과 “거리가 멀지만” 영화를 준비할 땐 달랐다. 3개월 동안 액션훈련을 거치고 ‘마녀’에 참여했다. 현재 계획 중인 후속편 ‘마녀2’에서도 고난도 액션을 펼친다. 경험해서인지 액션에 관한 한 한결 여유로워진 모습이다. 김다미는 “액션은 훈련과 연습량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며 “1편을 마치고 뿌듯한 마음이 컸다. 2편에선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웃어 보였다.



-키가 크지만 다소 마른 편이다. 시상식 때 드레스 입을 걱정으로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겠다.

“먹는 걸 좋아하는데 잘 챙겨 먹진 않는다. 밖에선 잘 먹다가도 집에선 안 먹는다. 한식을 좋아한다. 서울 종로 쪽에 있는 오래된 음식점들도 자주 간다. 메뉴는 곱창, 갈매기살. 한 달 카드 사용료 대부분은 먹는 거에 쓰는 것 같다.”



-즐기는 메뉴가 거의 술안주인데.

“주량이 소주 한 병 정도다. 분위기에 따라 조금 달라지기도 하고. 취해도 정신은 바짝 차리려고 한다.”



-요즘 광고 촬영도 했더라. 집에서 대우가 달라졌을 텐데.

“하하하! CF 두 편 찍었다. 생각하는 것처럼 엄청나게 여유 있는 건 아니고, 맛있는 밥 사먹을 수 있을 정도? 부모님께 처음으로 용돈도 드렸다. 액수는 비밀. 하하! 제 통장에서 엄마 아빠 통장으로 돈이 빠져나갔다는 그 기록 자체가 뿌듯했다.”



-거리에서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나.

“잘 못 알아본다. 마치 ‘어디서 본 거 같은데’ 그런 느낌이다. 그래서 편하게 지하철 타고 버스 탄다.”



-2019년 꼭 하고자 하는 바는?

“운동, 영어회화, 혼자여행, 필라테스, 건강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영어회화 배워서 여행 다니고 싶다. 부모님과 유럽을 다녀온 적 있는데 이번엔 꼭 혼자 유럽에 가고 싶고. 푸른 바다가 있는 곳으로.”



-연애 계획은.

“흐흐. 집에 주로 있고 친구도 거의 여자들이다. 마지막 연애는 대학교 때였다. 성향 자체가 친한 사람하고만 깊고 길게 만나는 편이다.”



-남자 팬과 여자 팬 중 어느 쪽이 많나.

“딱 반반이다. 엄마가 사인 좀 해놓으라고 하는 사람들 이름 보면 남자 반 여자 반이다. 그렇게 체감하고 있다.”



-부모님이 딸 자랑을 엄청 하시나보다.

“어느 날 보니까 집에 A4 용지를 사다놓았더라. 사인하라고. 하하!”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