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행정관, 軍인사자료 술집서 분실” 김종대 의원 주장에…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1-11 09: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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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일개 청와대 행정관이 자기 스스로 판단해 육군참모총장을 만났겠나. 만약 누군가의 심부름이었다면 ‘몸통’은 누구냐.”(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2017년 9월 어느 토요일에 청와대 인사수석실 정모 전 행정관(36)이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을 국방부 인근 카페에서 만난 뒤 군 인사자료를 분실한 사건의 논란과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1월 10일 “정 전 행정관이 자료를 분실한 장소는 술집”이라고 주장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관련 사실을 부인했지만 한국당은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를 소집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청와대는 정 전 행정관이 차 안에 자료를 두고 담배를 피우는 사이 분실했다고 설명해왔지만 이와 달리 지금은 분실 장소로 식당 이름(숯불○○)까지 거론되고 있다.



술자리 참석자 중 한 명으로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여석주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초면의 정 전 행정관은 나랑 술잔을 기울일 ‘군번’이 아니었다”며 “음습한 술자리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시도 자체가 차기 군 인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군 고위 관계자도 “업무상 정 전 행정관과 연락하는 일은 있었지만, 군인 명예를 걸고 그런 술자리를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정 전 행정관, 심모 대령(당시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실 파견)과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정 전 행정관이 김 총장을 사석으로 불러내는 등 청와대가 군 인사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사건 당일 정 전 행정관이 만난 인사들이 모두 영전한 점이 석연치 않다는 게 야당 주장이다. 정 전 행정관과 김 총장의 카페 만남에 배석한 심 대령은 준장(임기제)으로 진급했다. 정 전 행정관이 김 총장을 만난 당일 아침에 만난 여석주 예비역 중령은 두 달 뒤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에 임명됐다.

정 전 행정관이 청와대 의향을 군에 전달하는 ‘심부름꾼’ 역할을 한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여권 관계자는 “1년 차 변호사에 불과한 행정관을 군 장성 등 고위인사 논의를 위한 심부름꾼으로 쓰겠느냐”고 반문했다.


정 전 행정관은 서울 출신으로, 청와대 입성 당시 부산 지역 로스쿨을 졸업한 1년 차 변호사였다.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문재인 정부 내 ‘부산파’ 그룹을 등에 업고 청와대에 입성한 것 아니냐”는 말도 한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부산 지역구 의원들은 “정 전 행정관을 모른다”고 했다. 여 전 실장은 “로스쿨만 부산 지역에서 나왔다. 고위층 자제도 아니다”고 했다.

한편 청와대는 분실 사건이 발생한 2017년 9월경 심 대령에 대한 인사 조치를 예고하며 후임자를 가급적 빨리 보내달라고 국방부에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총장과 정 전 행정관의 ‘카페 만남’에 대해 육군본부 측이 “참모총장이 행정관을 국방부 인근으로 부른 것”이라고 해명한 것은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의 교통정리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설훈 의원은 “강 수석이 사실관계를 제대로 정리했다”고 했다.

장관석 jks@donga.com·박효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