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은 100년전 인권운동의 리더… 美공립학교에서 가르치도록 힘쓸것”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1-10 10: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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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론 김 미국 뉴욕주 하원의원(민주·앞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이 1월 8일(현지 시간) 뉴욕시 퀸스 플러싱 타운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뉴욕주가 올해 3월 1일을 ‘유관순의 날’로 지정해야 한다는 결의안을 발의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세계적으로 ‘미투(#MeToo) 운동’이 확산되면서 여성 권리와 여성 리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한국엔 100년 전 억압된 사회에서 떨쳐 일어난 강인한 여성이 있었다는 걸 알리고 싶다.”

한국계 론 김 미국 뉴욕주 하원의원(40·민주)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 3월 1일을 뉴욕주가 ‘유관순의 날’로 지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발의했다. 그 이유가 이 말에 고스란히 담겼다.



1월 8일(현지 시간) 뉴욕시 퀸스 사무실에서 동아일보 및 채널A와 만난 김 의원은 “유 열사는 인권운동가의 참모습과 신념을 실천하는 용기, 굴복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정신에 대해 영감을 주는 인물인데도 미국 공립학교나 역사책에서 가르치지 않고 있다”며 “정부기관에서 이런 논의를 하는 것도 처음”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뉴욕주는 15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유관순의 날 지정 결의안 채택을 논의한다. 일본 측 반대 로비 가능성도 있다. 그는 “워싱턴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일부 우려를 듣긴 했지만 우리가 하려는 일을 설명하자 그들도 좋다고 했다”며 “누구를 비난하거나 정치적 갈등을 만들기 위한 게 아니기 때문에 한국계 미국인을 포함해 모든 그룹에서 컨센서스(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이제 우리의 적이 아니라 미국, 한국과 협력하는 동맹”이라며 “유관순의 날은 일본을 악당으로 만들기 위한 게 아니라 유 열사의 훌륭한 리더십을 알리기 위한 날”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유 열사는 만세운동을 위해 직접 집집마다 사람들을 찾아다녔고 투옥된 뒤에도 포기하지 않고 뜻을 이어갔다”며 “신념을 위한 용기와 불굴의 자세야말로 세계 젊은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 학생들도 이 역사를 배우고 이것이 그들을 욕보이는 것과는 다르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유관순의 날은 시작일 뿐”이라며 “매년 ‘유관순의 날’ 지정 결의안을 내 미 선출직 관리들과 정책 결정자들의 인식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미국 공립학교 정규교육 과정에 반영해 선생님들이 비(非)아시아계 학생들에게 유 열사의 삶을 가르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최근 뉴욕주 검찰총장에 선출된 러티샤 제임스의 후임으로 뉴욕시 서열 2위 자리인 공익옹호관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중동에서 근로자로 일했던 아버지를 따라 7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14세 때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부친이 파산하면서 경제적 고통을 겪었다. 미식축구 선수 장학금을 받고 대학을 졸업한 뒤 소상공인, 이민자 등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해 정치에 입문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