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할리우드, ‘아시안 물결’은 더 거세진다

스포츠동아
스포츠동아2019-01-10 10:29:27
공유하기 닫기
할리우드 속 아시아계의 파워가 무섭다. 산드라 오, 수현, 존 조 등 한국계 배우들의 활약도 어느 때보다 눈부시다. 산드라 오는 1월 7일(한국시간) 제7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아시안 배우로는 38년 만에 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으로 시작해 ‘산드라 오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으로 정점

비주류인 亞 콘텐츠·배우 저력 증명
아시안 배우 1명 기용 공식도 흔들
마블, 올해 쿵푸히어로 ‘샹치’ 제작
한국계배우 존 조·지혜 등 활약 예고




전 세계 시청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는 한국어 소감의 여운이 시간이 지나도 가시지 않고 있다. 한국계 배우 산드라 오가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직후 객석에 앉은 노부모를 향해 건넨 말이다. 2018년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아시안 파워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상징적인 장면이란 평가 속에 화제가 이어진다.

산드라 오는 1월 7일(이하 한국시간) LA에서 열린 제7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아시안 배우로는 38년 만에 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이날 ‘킬링 이브’로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05년에도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를 통해 조연상을 받은 그는 이번 수상으로 골든글로브 최초로 두 차례 상을 받은 아시안 배우로도 기록됐다.

‘오미주’라는 한국 이름의 그는 1971년 캐나다에서 태어난 이민 2세다. 1989년 영화 ‘더 저니 홈’으로 연기를 시작한 이래 현재 미국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아시안 배우로 꼽힌다. 30여년 동안 왕성하면서도 다양한 활동을 벌인 그가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가 주관하는 골든글러브 주연상을 차지한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2018년 할리우드에서 촉발된 아시안 배우의 활약, 아시안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의 폭발적인 흥행에 힘입은 또 다른 성과로 평가받고 있어서다.


2018년 7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의 북미 흥행을 통해 본격 시작된 할리우드의 아시안 열풍은 아시아권 배우들을 주목받게 한 동시에 이들의 연대로도 이어졌다. 그동안 할리우드에서 ‘비주류’로 분류된 아시안 콘텐츠와 배우의 저력을 증명한 기회도 됐다.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에서 내기니 역을 맡은 수현. 사진제공|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할리우드에서 판타지 시리즈 ‘신비한 동물사전’ 등에 출연하고 있는 배우 수현은 이런 현상이 “피부로 와닿는다”고 했다. “마블의 영화 ‘블랙 팬서’가 흑인의 연대를 만든 것처럼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동양인의 연대를 이끌었다”고 짚은 그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동양인 역할이 백인으로 교체되는(화이트 워싱) 일이나 영화에 한 명의 아시안 배우만 출연하는 관행이 깨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산드라 오의 수상을 계기로 올해 할리우드에서 벌어질 아시아권 배우들의 활약에도 시선이 향한다. 전 세계 흥행 판도를 좌우하는 마블스튜디오가 이런 분위기를 간파하고 먼저 나섰다. 최근 마블은 쿵푸에 능숙한 중국계 미국인을 내세운 아시안 슈퍼히어로 시리즈 ‘샹치’ 제작에 돌입했다. 흑인 히어로 시리즈 ‘블랙 팬서’의 성공을 경험 삼아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샹치’ 제작에 뛰어들었다는 해석도 따른다.

한국계 배우들의 활약도 계속된다. 지난해 ‘서치’의 흥행 주역인 존 조는 올해 공포영화 ‘그루지’를 내놓는다. 할리우드에서도 한국 이름을 쓰는 배우 지혜는 SF블록버스터 ‘모털 엔진’의 주연으로 참여,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