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몰카’를 놀이로 생각…엄마·누나 찍어 올리는 초등생도”

김혜란 기자
김혜란 기자2019-01-09 18: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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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최근 디지털 성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불법 촬영’을 범죄가 아닌 놀이로 인식, 주위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소비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9일 c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청소년들의 디지털 성범죄 실태에 관해 이야기했다.



먼저 서 대표는 “디지털 성범죄라고 함은 촬영물을 이용한 성폭력이라고 보시면 된다”며 “동의 없이 몰래 촬영하거나 혹은 촬영한 촬영물을 동의 없이 배포하는 그런 류의 성폭력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청소년들이 이러한 행동을 놀이로 여기는 경우가 많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로 공공장소나 학교 안에서 몰래 친구의 성적인 촬영물을 몰래 찍거나 유포하는 그런 류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또 온라인 그루밍 등으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해 성적인 촬영물을 요구한 다음에 (촬영물을) 받아내서 몰래 유포하는 그런 성폭력(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의 셀카 사진 혹은 내가 아는 여성의 셀카 사진 등을 다운받아서 성적인 포르노물처럼 합성해서 유통하는 그런 류의 성폭력까지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대표는 초등학생들이 엄마나 누나 등 가족을 재미 삼아 찍어 올리는 경우도 있다며 “핸드폰으로 촬영을 하는 것이 너무나 쉬워짐에 따라 가족을 포함해 주위에서 친근하게 볼 수 있는 여성을 모두 이미지 속에 담아서 성적인 대상으로 소비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서 대표는 “지금 유튜브 등의 채널을 청소년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다. 그 채널들 중에서도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채널들이 굉장히 인기를 받고 있는데, 충분한 논의와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서 대표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음란물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전에는 국산 야동이라고 하면 성인들의 성관계 영상, 일반인들의 성관계 영상이 동의 없이 유포되어서 그것이 마치 봐도 되는 하나의 콘텐츠처럼 여겨졌다”며 “최근 이것들이 공론화됨에 따라 소비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이런 촬영물이나 음란물에 대해서는 특별한 논의가 아직 크게 공론화되지 않다 보니까 더욱 두드러지게 느껴지고, 실제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음란물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거의 모든 포르노 사이트마다 아동·청소년을 지칭하는 ‘영계’라든지 혹은 그런 카테고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 대표는 이러한 실태에 대해 “아동· 청소년이 등장하는 음란물 등 성적인 촬영물을 보고 싶어 하는 수요가 언제나 존재하고, 특히 아동·청소년을 성적인 대상으로 여기는 성적 취향에 대해 사회문화적인 분위기가 관대해지는 면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음란물을 소비하는 사람들의 성향에 대해서는 “남성 청소년부터 거의 중장년층까지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음란물, 아동 포르노그래피 이런 것들을 소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특정한 심리 상태가 있다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동 음란물을 소유하거나 소비하는 것에 대해 처벌받을 수 있다는 법이 존재하나, 그것을 소비하는 인터넷 공간에서는 여전히 자유로운 상황”이라며 “그러다 보니까 그것을 소비하면서 ‘이것이 문제가 있지 않다’는 것을 재학습하게 되고, 실제로 그것을 현실 공간에서까지 행하게 되는 악순환이 된다”며 음란물 소비로 인한 성범죄 증가도 우려했다.

김혜란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