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원 주고 피로연 준비 맡겼는데…웨딩케이크가 ‘스티로폼’?

이예리 기자
이예리 기자2019-01-08 13: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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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Viral Press' 영상 캡처
웨딩 플래너를 철석같이 믿었던 필리핀 신혼부부가 큰 실망감에 빠졌습니다. 음식이 부실했던 것은 물론 결혼식의 하이라이트인 웨딩 케이크는 스티로폼으로 된 가짜였습니다. 이 황당한 사기 사건은 데일리메일 등 여러 해외 매체를 통해 소개됐습니다.

샤인 타마요(Shine Tamayo·26)씨와 존 첸(Jhon Chen·40)씨는 지난 12월 필리핀 북부 파시그 시의 한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피로연 음식 등 연회 준비는 웨딩플래너 크리사 카나네아(Krissa Cananea)씨에게 14만 페소(약 300만 원)를 주고 맡겼습니다.



부부는 행복하게 본식을 마친 뒤 하객들과 담소를 나눌 생각에 들떠 있었지만 꿈은 곧 산산조각났습니다. 믿고 맡겼던 웨딩플래너가 피로연 음식 준비를 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부부는 하객들을 볼 낯이 없었지만 급한 대로 길 건너 식당에서 음식을 조달해 왔습니다.

급히 만든 음식과 싸구려 음료수에 이미 모두들 정신적 충격을 받은 상태에서 웨딩 케이크를 자를 차례가 다가왔습니다. 신부와 신랑이 조잡한 모양새의 2단 케이크를 자르자 하객들도 깜짝 놀랐습니다. 위쪽은 보통 케이크처럼 빵으로 돼 있었지만 아래 단은 ‘스티로폼’으로 모양만 낸 케이크였습니다.

분노와 창피함을 견딜 수 없었던 신부 타마요 씨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객들은 상심한 신부를 부축하고 웨딩플래너를 붙들어 경찰서로 향했습니다. 돈을 받고도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아 결혼식을 악몽으로 만든 웨딩플래너는 팔짱을 낀 채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경찰은 케이크와 음식, 피로연 영수증을 확인한 뒤 웨딩 플래너 카나네아 씨를 사기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타마요 씨는 “웨딩플래너를 믿고 달라는 대로 돈을 주며 맡겼는데 이런 끔찍한 일이 생겼다. 그 사람은 내 인생 가장 소중한 날인 결혼식을 망쳤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카나네아 씨의 사과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으며 자신의 결혼식을 망친 대가로 꼭 감옥에 가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현지 경찰은 “신부는 케이크와 음식 때문에 매우 충격을 받은 상태다. 피로연을 준비한 웨딩 플래너에 대한 조사는 계속 진행 중이며 곧 재판이 열릴 것”이라 밝혔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