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만 원’ 항공권 75만 원에 판 항공사 “약속은 약속”

이예리 기자
이예리 기자2019-01-07 15: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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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퍼스트클래스·비즈니스석 항공권을 실수로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값에 팔아 버린 항공사가 “약속은 약속”이라며 통 큰(?) 모습을 보였습니다.

홍콩에 기반을 둔 영국계 항공사 캐세이 퍼시픽(Cathay Pacific)은 최근 베트남-뉴욕 노선을 비롯한 몇몇 노선의 퍼스트클래스·비즈니스석을 675달러(약 75만 원)에 올리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7월·9월 기준 같은 노선 비즈니스석은 1만 6000달러(약 1800만 원)에 팔릴 정도로 비쌉니다. 한 여행 블로거가 ‘캐세이 퍼시픽 퍼스트클래스 티켓을 이코노미 가격에 샀다’는 글을 올리자 소문은 순식간에 퍼졌습니다.



항공권이 잘못된 가격으로 팔렸다는 걸 뒤늦게 파악한 캐세이 퍼시픽은 전산상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고객들로부터 돈을 돌려받을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항공사 측의 명백한 실수로 잘못 팔린 표는 취소할 수 있지만 ‘고객과의 신뢰’를 위해 취소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잘못 팔려나간 항공권 수량은 대략 수 천 장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승객 입장에서는 엄청난 할인율로 1등석 자리를 구매한 셈인데요. 미국 위스콘신 주에 사는 맥 재넛(Mac Jaehnert)씨는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보스턴-홍콩행 퍼스트클래스 티켓과 하노이행 비즈니스클래스 티켓을 합쳐 1220달러(약 136만 원)에 구입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표를 예매한 뒤 항공사에서 돈을 마저 내라고 할까 봐 솔직히 걱정했다. 95% 할인 받은 기분이라 기쁘다. 인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행운”이라고 즐거워했습니다.

항공사는 홍보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캐세이 퍼시픽은 1월 2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약속은약속이다(#promisemadepromisekept)’,’#교훈을얻었다(#lessonlearnt)’라며 “우리가 실수를 했지만, 여러분이 발권한 항공권을 갖고 탑승하실 날을 즐겁게 기다리고 있겠다”고 전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