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투신 후 119에 구조요청 했으나 ‘장난’ 취급…사흘 뒤 숨진 채 발견

장연제 기자
장연제 기자2019-01-04 14: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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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한밤중에 한강에서 수영하면서 이렇게 전화까지 하는 거 보니 대단하다.”

서울 마포대교에서 투신한 최모 씨가 물에 빠져 119에 구조 요청을 했지만, 119 대원으로부터 이 같은 말이 돌아왔다. 그는 사흘 뒤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3일 JTBC 뉴스룸은 지난해 11월 27일 있었던 이 사건에 대해 보도하며 당시 통화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최 씨는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린 후 119에 전화를 걸었다. 그는 “한강이에요 지금”이라고 구조 요청을 했지만 119대원은 “누가 한강이냐, 근데 이렇게 말을 잘할 수 있냐”며 못 믿겠다는 듯 반문했다.
그러자 최 씨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장난 전화 아니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이에 119대원은 또 “좀 대단해서 그런다. 한밤중에 한강에서 수영하면서 이렇게 전화까지 하는 거 보니까 대단해서”라고 답했다.

해당 대원은 시간을 지체하다 구조 출동 버튼을 눌렀고, 119구조대원들이 최 씨를 찾아 나섰으나 실패했다. 사흘 뒤 최 씨는 마포대교에서 약 10km가량 떨어진 가양대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KBS에 따르면 최 씨 유가족은 ‘조금만 버텨라’, ‘수영할 줄 알면 뒤로 누워서 생존 수영을 하면 오래 견딜 수 있다’ 등 생존에 도움이 되는 말을 한마디도 안 했다며 “적극적인 대처가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119 구조대 측은 “신고 접수자의 대응 태도가 안일했다는 점을 인정 한다”면서도 “투신자가 직접 신고를 하는 것은 워낙 예외적인 상황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연제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