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20초 뛰고 1000억 챙긴 메이웨더…1초에 7억 원 ‘아르바이트 쇼’?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1-02 11: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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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전 50승의 전설의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왼쪽)가 일본의 ‘킥복싱 천재’ 나스카와 덴신에게 다운을 빼앗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일본서 열린 두 선수의 이벤트 경기에서 메이웨더는 1라운드에만 3번의 다운을 빼앗으며 손쉽게 승리를 거뒀다. 도쿄=AP 뉴시스

2분여 만에 1000억 원.
5체급을 석권하며 50전 50승을 기록한 뒤 은퇴한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2·미국)가 1초에 약 7억 원짜리 아르바이트(?) 쇼를 펼쳤다. 메이웨더는 지난해 12월 31일 일본 도쿄 인근 사이타마에서 열린 일본의 킥복싱 스타 나스카와 덴신(21)과의 이벤트 경기에서 약 140초 만에 TKO승을 거뒀다. 원래 3분 3라운드 경기였으나 나스카와가 1라운드에만 3차례 다운되자 나스카와 측이 수건을 던져 경기를 포기했다.

이 경기를 앞두고 “나는 자면서도 3라운드는 뛸 수 있다”며 큰소리쳤던 메이웨더는 경기가 끝난 후 “이 경기를 위해 따로 훈련 캠프를 차렸느냐고? 천만에. 체육관에 몇 번 갔을 뿐이다”라며 나스카와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웃으며 경기를 시작한 메이웨더는 나스카와의 스트레이트를 한 번 맞고는 표정이 변한 뒤 맹공을 퍼부었고 훅과 복부에 이은 안면 공격, 원투 콤비 블로로 잇달아 다운을 빼앗았다.

경기가 끝난 후 메이웨더가 어린애 손목 비틀 듯 장난을 쳤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2015년 5월 메이웨더와 세기의 대결을 펼쳤다 패했던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는 1일 이 경기를 의식한 듯 “나의 새해 다짐. 오로지 경험 많고 나와 체격이 비슷하거나 나보다 큰 상대와만 싸울 것”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번 대결에서 나이는 나스카와가 메이웨더보다 스물한 살이나 어렸다. 하지만 키와 체중은 메이웨더가 월등했다. 둘은 이번 대결에서 체중을 67kg 이하로 맞추기로 합의했다. 메이웨더는 66.7kg, 나스카와는 62.1kg으로 계체량을 통과했다. 4kg 이상 차이가 났기 때문에 당연히 파워의 차이가 컸다. 172cm의 메이웨더에 비해 나스카와는 165cm였다. 또 나스카와는 111전 105승 1무 5패의 아마추어 전적을 지녔고 16세부터 프로에 나서 27전 27승의 무패 기록을 갖고 있었지만 정통 복싱 경기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메이웨더는 이번 경기에서 한 번 킥을 할 때마다 약 56억 원의 벌금을 내기로 정해 놓았다. 복싱으로만 싸우기로 한 것이다. 아무리 천재라도 자신의 주특기인 발차기를 사용할 수 없는 이상 불리한 싸움이었다. 일부에서는 “사기극이다” “복서가 아닌 선수를 폭행했다”는 식의 반응도 나왔다. 하지만 미국의 라이트 헤비급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던 앤드리 워드는 “복싱의 전설들은 예전부터 이벤트 경기를 많이 했다”며 메이웨더 편을 들었다.


경기 후 메이웨더는 “그저 재미로 경기했다. 나는 은퇴한 몸이고 일본 팬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었다. (정식 경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나는 여전히 50전 전승이고, 나스카와의 무패 전적도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앞서 메이웨더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도쿄에서 9분짜리 스파링을 뛰고 900만 달러를 번다면 어떻겠나”라는 글을 남겼다. 대전료가 약 100억 원이라는 걸 시사한 셈이다.

하지만 일본 매체들은 메이웨더가 최대 1000억 원을 번다고 보고 있다. 이 행사를 주관한 격투기 단체 라이진이 메이웨더에게 70억 엔(약 710억 원)의 수입을 보장했고, 이날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유료 시스템인 페이퍼뷰(PPV) 분배 수익을 더해 메이웨더가 최대 100억 엔(약 1015억 원)을 챙긴다는 것이다. 거액을 투자한 라이진이 노린 것은 자사의 홍보 효과라는 분석이 많다.

한편 돈 밝히기와 돈 자랑하기로 유명해 ‘머니(money)’라는 별명도 갖고 있는 메이웨더는 거액을 벌 수 있는 다음 경기로 UFC 격투기 스타 하비프 누르마고메도프와의 대결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코너 맥그레거와 대결해 승리했지만 경기 후에도 장외 난투극을 벌였던 바로 그 선수다. 하지만 복싱 룰로 대결할 것인가 종합격투기 룰로 대결할 것인가 및 파이트머니 규모 등을 놓고 이견이 있어 협상은 난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